유튜버 몰려든 조두순 집 앞…밤새 고성에 주민들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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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고성·소란…하룻밤 새 주민 민원 70건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거주지인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주택가에 밤새 몰려든 유튜버들로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불법침입 시도하고 유튜버끼리 폭행…공무집행 방해도
13일 경찰에 따르면 조두순이 출소한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유튜버 관련 경찰에 접수된 주민 불편 신고는 70건에 달했다. 밤 늦게 경적을 울리고 소란을 피운다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전일 형기를 마친 조두순은 법무부 관용 승합차량을 타고 서울 남부구치소와 안산보호관찰소를 들러 거주지로 향했다. 유튜버를 비롯한 개인 방송 BJ들은 남부구치소부터 차량을 타고 관용차량을 뒤쫓았다. 안산보호관찰소를 출발할 때 이들이 차량을 둘러싸고 파손하면서 관용차량 앞 유리는 깨지고 뒷좌석 문도 찌그러진 상태로 주택가에 도착했다.
조두순의 거주지 앞 좁은 골목에는 150명이 넘는 유튜버들이 드나들었다. 이들은 욕설과 함께 "죽여버린다" 등을 연거푸 외쳤고 조두순의 집 주소로 배달 음식을 주문시키거나 집 뒤편에서 가스 밸브를 잠그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도 10여명이 조두순의 집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 고성을 외쳤다.주민 불편이 이어지자 경찰은 유튜버들을 주택가 밖으로 내보낸 뒤 골목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밤새 주민 신고도 이어졌고, 방역수칙 준수도 쉽지 않아 유튜버 등 외부인들의 주변 출입을 통제시켰다"고 설명했다.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고 체포되는 사례도 속출했다. 수원에서 유튜브 방송을 보다 안산까지 찾아온 A(17) 군은 집 뒤편 가스 배관을 타고 벽을 오르다 적발돼 주거침입 미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A군의 연행을 막으려고 몸으로 순찰차를 막은 50대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조두순을 호송한 관용차량을 부수고 지붕 위에 올라가 차량을 찌그러뜨린 유튜버 3명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유튜버들 간의 폭행 사건도 있었다. 전날 한 유튜버가 조두순의 집 앞에서 짜장면을 먹는 것을 방송하자 이를 본 다른 유튜버가 시비를 걸며 폭행해 체포됐다..
경찰은 불법행위나 주민 민원이 발생할 경우 엄중히 조사해 처벌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인들로 인한 주민 민원이 이어지고 있어 거주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며 "대상을 불문하고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저지를 경우 예외 없이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