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타격, 위기의 패션업계…일부 기업은 실적 오른다는데…

新 생존형 재무 전략 뜬다

브랜드 파워 크면 위기에 강해
온라인 유통 대비한 곳 매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기업 재무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은 대개 비용을 줄이거나 사업을 축소하는 식의 ‘버티기형’ 전략을 썼다. 하지만 최근엔 실적 하락을 최대한 방어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재무 전략을 짜고 있다.

재무 전문가들은 패션업계를 주목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직간접적 타격이 가장 큰 업종 중 하나다. 그럼에도 모든 패션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건 아니다. 일부 업체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오히려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다수 패션업체 실적이 고꾸라진 가운데 신성통상의 올 하반기 매출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형지엘리트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7.7%포인트 올랐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기업평가는 일부 패션 업체가 실적 회복 탄력성을 유지하면서 지속 성장까지 유지하고 있는 요인으로 브랜드 파워를 꼽았다. 김혜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브랜드파워가 우수할수록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불황에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고가 명품 브랜드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뚜렷한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유통망도 주요 패션업체의 수익성을 끌어올린 비결로 꼽힌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 수요가 급증하면서 온라인 채널이 급격히 성장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이나 패션 전문 온라인몰을 통한 제품 노출과 판매 규모도 커졌다. 자금력이 탄탄한 대기업 계열 패션 업체 자사몰이 빠르게 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섬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온라인 자사몰의 저렴한 비용 구조 덕분에 자사몰 판매 영업이익률이 35% 수준에 달하고 있다. 온라인 할인 없이 오프라인과 동일한 조건으로 판매해 소비자에게 온·오프라인 쇼핑이 동급이라는 인식을 확고하게 심어준 영향도 있다. 온라인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유지한 것 역시 수익성 유지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