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 현대차는 변신중…기아차는 노조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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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
고용 감소에 노조도 대안 찾으며 협력
기아차 노조 4차 부분파업·사명변경도 반대
![광주 서구에 위치한 기아차 광주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12/ZA.24680445.1.jpg)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전기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체질 개선을 위해 2025년까지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2025 전략'을 공개했다. 2025 전략에는 2025년까지 전기차만 연 56만대 이상 판매해 8~10%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고,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무인 항공 시스템(UAS)을 선보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속도로 등에서 차량이 스스로 운전하는 레벨3 자율주행차도 2022년 선보이기로 했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사업 확장을 위한 전용 브랜드 'HTWO(에이치투)'도 출범한다.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한다. 사진은 4족 보행 로봇 스팟.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12/01.24694909.1.jpg)
변화하는 현대차…동참하는 노조
이러한 변화는 미래 신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정의선 회장의 강한 의지로 이뤄졌다. 그는 지난 10월 취임사를 통해 전기차, 자율주행기술, 수소연료전지, UAM, 로보틱스, 스마트시티 등을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타운홀 미팅에서도 “미래 우리의 매출 비중은 자동차가 50%, 나머지 30%는 개인용 비행체,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현대차의 노력에 노조도 협력하고 있다. 지난 9월 현대차 노사의 2020년 임금협상 합의와 관련해 11년 만의 임금 동결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합의안에는 직무전환 교육을 시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노조가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반발하는 대신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안 모색에 나섰다는 의미다.
연이은 파업·반대에 멈춰선 기아차
기아차도 현대차와 발을 맞춰 전기차를 선보이고 사명에서도 자동차를 떼며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었지만, 노조 반대로 멈춰선 상태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부터 18일까지 4차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14~17일은 근무조별 하루 4시간씩, 총 8시간을 파업하고 18일은 근무조별 6시간씩 12시간 일손을 놓는다.
노조는 현대차가 광주시와 지역 상생형 일자리 사업으로 추진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도 인질로 삼았다. 기아차 노조 광주공장 지회는 GGM이 내년 9월부터 생산할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기술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박한우 전 기아차 사장은 "지금이야말로 기아차가 미래 소비자 가치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혁신을 주도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 소비자가 변화를 공감할 수 있도록 브랜드 정체성(BI), 기업 이미지 (CI), 디자인 방향성(DI), 사용자 경험(UX) 등 전부문에서 근본적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기아차 노조는 사명변경을 추진한다면 사활을 걸고 대응하겠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사명을 바꾸고 싶다면 노조의 동의를 먼저 얻으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노조의 강한 반발에 기아차의 혁신도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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