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男과 대화하다 수백만원 날려"…'언택트 사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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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 금융 사기인 로맨스 스캠·몸캠피싱 늘어
전문가들 "코로나 비대면 생활에 범죄자 '먹잇감'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이버 범죄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잘 알려진 보이스피싱뿐만 아니라 로맨스 스캠, 몸캠피싱과 같은 ‘변종’ 사기 범죄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재택 생활이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된 사이버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로 SNS 등 온라인으로 접근해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외모 등으로 신뢰를 형성한 후 금전을 갈취하는 금융 사기 수법이다. 최근 젊은 여성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일당은 '틴더' '여보야' 등 소개팅 앱에서 여성에게 채팅을 하며 친분을 쌓고, 불법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이끌고 소멸 예정인 거액의 별풍선이나 포인트를 환전해서 가져가라는 식으로 유혹한다. 환전하려면 계좌이체나 문화상품권 핀번호를 입력해 수수료를 결제하라는 식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수법이다.
피해자 B씨는 “가해자들은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이니 별풍선으로 환전한 후 자가격리가 끝나면 만나자는 형식으로 접근한다”며 “처음에는 소액 결제를 시키다 각종 이유를 대며 연달아 결제하도록 유도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비대면 생활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지능 범죄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온라인, 비대면 생활이 늘어나다 보니 온라인 범죄 일당의 먹잇감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많이 알려진 보이스피싱 대응과 달리 로맨스 스캠, 몸캠피싱 등에 대응하는 방법은 일반인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 사이트, 인증되지 않는 메신저를 이용하지 않고 모르는 사람과의 금전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이용자 인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날로 진화하는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수사 역량도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사이버 범죄가 다양해지고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개념도 정립이 안 된 상태”라며 “사이버 범죄의 유형을 세분화하여 현장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경찰 차원에서의 연구,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