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철인왕후', "고려인은 몽둥이로 맞아야" 혐한 작가 원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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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왕후' 원작, '혐한' 작가 논란'철인왕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혐한' 논란 작가의 원작으로 드라마를 만들면서 얻은 반감이 채 해소되기 전, 여주인공의 "조선왕조실록은 지라시"라는 대사가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 역사 조롱하며 문제돼
'철인왕후' 측 "설정 빼고 전혀 다르다" 해명 불구
이번엔 "조선왕조실록은 지라시" 대사까지
tvN 새 주말드라마 '철인왕후'는 남다른 처세술과 언행불일치로 청와대 셰프 자리까지 오른 장봉환(최진혁)이 불의의 사고로 중전 김소용(신혜선)의 몸에 영혼이 깃들면서 벌어지는 헤프닝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김정현)과의 관계 변화를 중심축으로 한다. 믿고 보는 배우 신혜선, 김정현의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방영도 전 '철인왕후' 원작자의 '혐한' 이력이 문제가 됐다.
'철인왕후'의 원작은 '태자비승직기'로 소설로 먼저 출간됐고, 중국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됐을 만큼 인기를 모았다. 문제는 원작 소설을 쓴 작가가 그 전에 쓴 '화친공주'가 대표적인 혐한 소설로 꼽힌다는 것.
'화친공주' 속 주인공은 국력이 약한 주나라의 공주다. 하지만 고려 사신에게는 각종 만행을 일삼는다. 고려인들을 비하하는 '빵즈'라는 단어가 수백번 등장할 정도다. '빵즈'는 몽둥이라는 뜻으로 중국인들이 대표적으로 한국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몽둥이로 때려 줄 한국놈들"이라는 의미다. 그 뿐 아니라 식탁보를 두르며 한복이라 조롱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철인왕후' 원작자가 '혐한'인데, 그 작품을 굳이 한국에서 소비해줘야 하냐"는 반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논란을 우려한 듯 연출자인 윤성식 PD도 제작발표회에서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하지만원작 판권으로 기획할 때 현대 남성의 영혼이 왕후 몸에 들어간다는 설정만 가져왔다"며 "나머지 스토리나 전개는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철인왕후'에 대한 지적이 내용 전개, 스토리가 아닌 원작자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을 고려화면, "한복도, 김치도, 독립운동가들도 모두 중국의 것"이라고 우기는 이 민감한 시기에 왜 '철인왕후' 원작을 구입했는지에 대한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은 이미 많은 소설, 영화에서 등장해 왔던 코드인 만큼 "왜 굳이 혐한 작가의 판권을 샀냐"는 비판을 피할 순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2회 방송에서는 "조선왕조실록, 순 지라시네"라는 대사가 등장,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13일 방송된 '철인왕후'에서 소용과 철종의 첫날밤이 그려졌다. 소용은 실체가 남자인 만큼 철종과 첫날밤을 피하고자 했고, 철종 역시 "잠자리가 예민하니 멀리 떨어져 자라"며 홀로 잠자리에 들었다. 이를 본 소용은 "주색으로 유명한 왕의 실체가, 조선왕조실록 한낱 지라시네"라고 말했다. 조선왕조실록은 '기록의 국가'였던 조선답게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세밀하게 기록한 역사서다.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에 걸쳐 472년 동안 편년체로 기술됐고, 국보일뿐 아니라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다.
'철인왕후'는 역사 왜곡 논란을 피하기 위해 드라마 시작 전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단체, 사건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린다"고 적었다. 하지만 '강화도령' 철종과 안동김씨, 풍양조씨 등 조선말 세도정치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등장시키면서 국가적인 보물인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고 비하하는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사극을 만들면서, 역사 의식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논란에도 불구, '철인왕후'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회 8.03%, 2회 8.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몰이를 시작한 것. 이는 '미스터션샤인' 다음가는 첫 주 시청률 기록으로 꼽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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