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준 사장 "포스코케미칼, K배터리 세계 1위 뒷받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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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스코의 50년 제철보국 이어받아 소재보국
철강제조 노하우로 10년내 선두
원재료 니켈·흑연 등 직접 조달

포스코의 시대적 사명은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2017년 바뀌었다. 한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소재가 바뀐 데 따른 것이었다. 포스코는 자동차 배터리 소재로 눈을 돌렸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포스코는 이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배터리 소재 공급을 맡기로 했다. 그 중심에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케미칼이 있다. 이 회사는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등을 생산한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배터리보국으로 제철보국의 뒤를 잇겠다”고 강조했다.
유럽에 생산 공장 지을 것
민 사장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배터리 소재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연 매출 23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목표도 내걸었다.민 사장이 세계 1등을 자신하는 것은 아직까지 이 시장에서 ‘절대 강자’가 없기 때문이다. 민 사장은 “본격적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한 것이 2~3년밖에 안 됐는데, 이미 양극재 분야에선 생산능력을 연 4만t까지 확보했다”며 “이는 글로벌 시장의 약 3% 수준”이라고 했다. 포스코케미칼은 2023년 12만t, 2030년 40만t으로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다.
“만들기만 하면 사줄 곳은 얼마든 있다”고도 했다. 민 사장은 “중국의 배터리기업들이 LG에너지솔루션과 세계 1위를 다투고 있지만 기술력 면에선 많이 뒤처진다”며 “결국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처럼 세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케미칼은 LG에너지솔루션 등에 양극재 등 소재를 공급 중이다.민 사장은 “배터리 소재와 철강 제조 공정은 닮은 점이 많다”며 “50년간 철 생산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이점”이라고 했다. “회사 내에 금속 재료 전문가가 많고, 이 분야에서 많은 연구와 제조를 해 본 경험은 배터리 소재 제조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니켈 광산 등 원재료 확보 노력
배터리 소재 인재 육성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민 사장은 “포스텍 소재대학원을 확대 개편해 에너지 소재 분야 교수와 석사, 박사과정 학생을 뽑을 예정”이라며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들이 산업 현장에서 한국 배터리산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 사업이 유망하다고 많은 기업이 뛰어들고 있는데, 포스코는 단순히 돈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포스코의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의 관점에서 한국의 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앞으로도 이 사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광/최만수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