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치투자자 빌 나이그렌이 점찍은 '포스트 코로나' 수혜주는

미국의 대표적인 가치투자자인 빌 나이그렌(사진)이 금융과 여행, 부동산, 셰일오일 등 관련주가 코로나19 극복에 따른 수혜를 크게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14일(현지시간) 나이그렌은 미국 CNBC의 ‘스쿼크 온 더 스트리트(squawk on the street)’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투자전망을 제시했다. 나이그렌은 저평가 된 주식을 발굴해 수익을 내는 가치투자로 유명한 오크마크 펀드를 1996년부터 운용해왔다.

나이그렌은 내년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개시되면서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구의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 받는다면 과거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지점으로 아주 빠르게 되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와 같은 봉쇄조치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제의 빠른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는 그동안 저평가를 받았던 금융주나 여행 관련 주식이 유망할 수 있다는 게 나이그렌의 의견이다. 그는 “현재 일부 금융주나 여행·레저 관련주는 작년 실적 기준 여전히 한 자릿수 멀티플에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크마크가 투자한 앨리파이낸셜(ALLY)과 캐피털원(COF) 등 금융사가 대표적이다. 앨리파이낸셜은 자동차와 주택대출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사다. 캐피털원은 신용카드와 대출 등을 위주로 한 금융지주회사다. 두 회사의 주가는 아직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나이그렌은 “앨리파이낸셜의 향후 2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가 될 것이라고 보면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캐피탈원에 대해서도 “다른 신용카드 사업자들보다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해 비용을 대폭 줄였음에도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텔·카지노 기업인 MGM리조트(MGM)이나 상업용 부동산 투자회사인 CBRE(CBRE)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극복 이후 회복이 기대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셰일오일 기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신재생에너지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봤다. 오크마크는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세일오일 회사인 콘초 리소시스(CXO)에 투자했다. 나이그렌은 “에너지 수요의 정상화와 국제유가의 배럴당 50달러선 복귀가 새로운 행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이슈”라고 언급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