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단체들 "중대재해처벌법 거듭 재고 촉구"

중기업계 13개 단체 호소문 발표
"4중 처벌 과잉입법, 중기 피해 막심할 것"
중소기업단체들이 산업재해에 대해 사업주의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중단해 달라고 또다시 나섰다. 여야 지도부가 이 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장을 방문하는 등 법안 처리 의지를 보인 데 따른 반발이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13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15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 대한 중소기업계 호소문` 내고 "663만 중소기업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과잉입법이 우려되는 중대재해법 제정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협의회는 "산재사고는 인식 부족, 관리소홀, 부주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며 "중대재해법은 산업재해 발생책임을 모두 사업주에게 돌리고 대표자 처벌, 법인 벌금, 행정제재, 징벌적 손해배상 등 4중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업안전보건법상으로도 대표를 7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데 금번에 발의한 법안들은 대표를 각각 2년, 3년,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6개월 이하 징역형인 미국, 일본보다 높다"며 "중대재해법의 모태인 영국 법인과실치사법에는 사업주 처벌이 아닌 법인 벌금형으로 된 것에 비해 너무 가혹하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산안법으로도 사업주가 지켜야 하는 의무조항이 1222개로 산업안전보건과 관련된 모든 의무조항을 망라하는데 중대재해법까지 추가되면 열악한 중기 형편상 준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99%의 오너가 곧 대표"라며 "중기 현실에 맞게 대표는 경영활동이 가능하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