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성장 이끈 'MK 사람들' 물러나

김용환·정진행 부회장 고문 위촉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등은 15일 현대자동차그룹 하반기 인사에서 고문으로 위촉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그룹 성장 발판을 마련했던 경영인 대부분이 현직을 떠나게 됐다.

김 고문은 정 명예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이었다. 그는 2010년 전략기획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전반의 살림을 도맡았다. 정 명예회장이 외부 행사 때마다 “김 부회장은 어디 있냐”고 찾을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다. 그는 2018년 12월 전략기획 업무에서 손을 떼고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다.정 고문은 2011년부터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맡아 2011년 현대건설 인수, 2014년 삼성동 한전 부지 인수 등을 주도하면서 대외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 현대건설로 옮긴 정 고문은 유임이 예상됐지만 후배들을 위해 용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과 정 부회장의 2선 퇴진으로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단은 윤여철 현대차 정책개발담당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 등 두 명만 남게 됐다. 이들은 그룹 내 역할이 뚜렷한 데다 꾸준히 성과를 내는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배 현대위아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서보신 현대차 사장도 고문으로 위촉됐다.그룹 안팎에선 이번 인사에서 사장단 중 한두 명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신규 부회장은 없었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각 사장급 임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사업을 챙기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