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내년 물동량 4.3% 늘린다

269개 노선·신속 처리 무기로
코로나에도 환적화물 3% 증가

"비대면 마케팅으로 목표 달성할 것"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시 제공
부산항이 내년 처리 물동량 목표치를 올해보다 4.3% 높게 잡았다. 코로나19로 수출입 화물 처리가 부진하지만 항만 내에서 선박을 바꿔 운송하는 환적화물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부산항만공사(BPA)는 2021년 부산항에서 처리할 총 물동량 목표를 227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로 정했다고 15일 발표했다. 2020년 예상 실적보다 4.3% 증가한 목표치다. 당초 2021년 전망치인 2249만5000TEU보다도 더 높게 정했다.

BPA는 내년도 수출입 물동량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전 세계 13개 주요 지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및 해당 지역과 부산항 수출입 물동량 간 상관관계를 2004∼2020년 동안 회귀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1000만7000TEU로 전망했다. 올해보다 2.3% 증가한 수치다.

BPA는 환적 물동량은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99%를 처리하는 상위 20개 선사들의 부산항 환적 전망치를 환산한 결과 1248만8000TEU로 분석했다. BPA는 이를 기반으로 내년 부산 환적 물동량을 국내외 전문 기관의 경제와 해운 시장 회복 전망, BPA의 부산항 마케팅 전략을 고려해 전망치보다 약 20만TEU 많은 1269만TEU로 설정했다.BPA는 목표 달성을 위해 부산항 환적 경쟁력을 정량화해 글로벌 선사를 대상으로 비대면(온택트) 마케팅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주요 전략 지역인 일본 화주의 부산항 이용 신뢰도 제고를 위해 BPA 일본 대표부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세계 주요 환적 항만들이 물동량 부진을 겪는 동안에도 부산항은 나홀로 환적 물동량 부문에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 수출입 물동량은 코로나19로 인한 내수와 수출 부진 등으로 지난해보다 5.5% 줄었지만 전체 화물의 52.9%를 차지하는 환적화물 처리 물량은 3% 늘었다. 올해 주요 국가의 환적화물 예상치는 싱가포르 -2.4%, 두바이 -6.6%, 홍콩 -3.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에 269개 노선을 구축한 데다, 선박이 항구에서 하역 작업할 때 체선 없이 신속하게 물량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 세계 소비 수요가 온라인 주문 배송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선사들의 대규모 결항이 벌어지자 화물을 제때 운송하기 위해 중국 대신 부산항에 대체 기항하는 선사가 늘었다. 인근 경쟁 항만보다 접안료와 정박료 등 항비가 20% 이상 싼 것도 외국 선사가 부산항을 환적항으로 삼는 이유다.남기찬 BPA 사장은 “올해 부산항은 글로벌 팬데믹으로 세계 주요 환적 항만의 물동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 환적 컨테이너 항만의 위상을 유지했다”며 “내년에도 부산항 환적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주요 선사들에 신속한 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하고 운영을 효율화하는 정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