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첫 한랭질환 추정 사망 발생…"한파 시 야외활동 자제"

경북서 50대 여성 저체온증 추정 사망 신고…고령층·만성질환자 '주의'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한파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 한랭질환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16일 질병관리청의 '2020∼2021 절기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전국 약 500개 응급실에서 진료받은 한랭질환 환자는 현재까지 총 52명으로 집계됐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질환을 뜻한다.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이 대표적이며 적절한 대처가 부족할 경우 자칫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올해 한랭질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70명과 비교해 약 24.3%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전날 저체온증으로 추정되는 첫 사망 사례가 신고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질병청은 강조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북에서 50대 여성이 집 밖 계단에 쓰러진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 심폐소생술 등 처치를 받았으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이와 관련해 "저체온증으로 추정되는 한랭질환 사망자 1명이 신고됐다"며 "사망자는 오늘 오후 질병관리청 누리집을 통해 발표되는 집계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절기 한랭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올해 2월 9일 나온 점을 고려하면 2달가량 빠른 것이다.
한랭질환은 건강 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평소 가벼운 실내 운동을 하고 수분 섭취를 적절하게 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되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 쓰고 추운 날씨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줄이는 게 권고된다.

고령층이나 어린이는 한파 시 실외 활동을 자제하는 등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2019∼2020 절기 한랭질환 신고 현황을 살펴보면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303명 가운데 80세 이상은 69명(22.8%), 70대 52명(17.2%), 60대 55명(18.2%) 등으로 60대 이상이 다수였다.

인구 10만 명당 환자를 비교하면 80세 이상 3.9명, 70대 1.5명, 60대 0.9명, 50대 0.6명 등의 순이었다.

평소 심뇌혈관, 당뇨, 고혈압 등 지병을 앓는다면 겨울철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성질환자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증상이 악화해 위험할 수 있다.

가급적 과음도 피하는 게 좋다.

술을 마시면 실체에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술에 취한 경우에는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

빙판길이나 경사지고 불규칙한 지면, 계단보다는 가급적 평지, 승강기를 이용하면 겨울철 낙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장갑을 착용한 채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올겨울은 기온 변동성이 커 갑작스러운 한파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고려해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한 외출,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