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곡으로 5억원…캐럴의 화려한 귀환 [여기는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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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 영미차트 동시 1위한동안 뜸했던 크리스마스 캐럴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 지친 사람들이 편안함과 힐링을 주는 캐럴을 찾으면서 음악계에 ‘성탄 특수’가 재현되고 있다.
아이유·성시경·박효신·보아·펭수…
‘집콕’ ‘홈파티’ 늘면서 수요 급증
영미권 주요 차트는 미국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이 석권했다.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는 이번 주(19일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발매 25년 만인 지난해 말 ‘핫100’ 정상에 올랐던 이 곡은 1년 만에 다시 정상을 정복했다. 빌보드와 함께 세계 양대 팝 차트인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도 지난 13일 1위에 올랐다. 미국과 영국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캐럴은 이 곡이 처음이다. 캐리는 이 곡으로 매년 연말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리며 ‘성탄 연금’의 기쁨까지 맛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 곡의 수익은 매년 약 50만달러(약 5억4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앨범 ‘머라이어 캐리스 매지컬 크리스마스 스페셜’에 실린 ‘오 산타(Oh Santa!)’의 새로운 버전도 ‘핫 100’에 진입했다.
이 차트에는 브렌다 리의 캐럴 ‘록킹 어라운드 더 크리스마스 트리(Rocking Around The Christmas Tree)’, 보비 헬름스의 ‘징글벨 록(Jingle Bell Rock)’ 등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국내 음악 차트에서도 캐럴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음원사이트 멜론의 일간 차트에서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는 7위를 차지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산타 텔 미’가 14위, 아이유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가 26위, 시아의 ‘스노우맨’이 30위에 올랐다.
성시경과 박효신 등이 함께 부른 ‘크리스마스니까’, 보아의 ‘메리 크리’, 엑소의 ‘첫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펭수가 지난 11일 공개한 ‘크리스마스 리턴즈’는 지니뮤직의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3인조 여성 보컬 가비엔제이는 시즌송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내놨고, 그룹 더 보이즈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크리스마시’를 공개했다. 가수 에일리는 미국 방송에 출연해 캐럴 ‘사일런트 나이트’와 ‘스웨터’를 불렀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한국어·영어 음원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요기획사 안테나는 유희열·정승환·정재형 등 소속 가수 13개 팀이 총출동한 크리스마스 캐럴을 오는 20일 발매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집콕’이 늘고 집안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려는 ‘홈파티’가 많아지면서 캐럴 수요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기획사 관계자는 “유난히 힘든 올해,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는 캐럴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찾는 시기도 더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 겨울 힘들고 지친 우리 마음을 달래줄 희망의 캐럴로 세상이 좀 더 따뜻해지면 좋겠다. 캐럴이 금지된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 땅에도 고요하고 거룩한 사랑의 선율이 울려퍼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