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상태 만들고 "권투 알려줬다"…학폭 엄벌 청원 2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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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공개 하루 만에 답변 충족요건 넘어서권투를 알려주겠다며 피해자를 폭행해 혼수상태에 빠뜨린 가해자들을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공개 하루 만에 답변 충족요건인 20만명 동의를 얻었다.
가해자 두 명이 2시간40분 동안 번갈아가며 폭행
가해자들 스파링하다 발생한 사고라며 고의성 부인
지난 15일 공개된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 제목의 국민청원은 16일 오전 10시30분 현재 22만2216명이 동의했다.피해자 어머니는 청원글을 통해 "가해 학생 중 1명이 딸에게 '너희 오빠 나하고 스파링하다 맞아서 기절했다'고 연락을 했다"면서 "(그 학생들이) 아들을 두고 도망갈까 봐 아줌마가 갈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사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키가 180㎝가 넘지만 몸무게가 56㎏ 밖에 안 되는 겁 많고 몸이 약한 아이"라며 "가해 학생들은 119를 부르지도 않고 기절해 있는 아들을 그냥 두고 놀다가 한참 지나 물을 뿌리고 차가운 바닥에 끌고 다니면서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어머니는 "아들은 이미 맞을 것을 알고 나갔다. 가해 학생들이 아들에게 새벽에 나오라고 며칠 동안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아들이 통금시간 때문에 혼난다고 계속 얘기하니 죽을 각오하라고 그리고 다음날 11월28일에 만나서 폭행을 당한 것"이라면서 "얼마나 아팠을지, 얼마나 무서웠을지,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아들은 외상성 경막하출혈 간대성발작 치아 앞니 4개 골절이란 진단명을 받고 중환자실에 15일째 누워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가해 학생은 일진이고 무서운 친구들로, 이전에 다른 (학교폭력) 피해자가 있었으나 변호사를 통해 큰 처벌 없이 무마된 것으로 들었다"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로만 끝나니, 아무런 죄의식이 없을 테고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깨어나도 일반인처럼 생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후가 더 많이 보여 하루하루가 지옥"이라면서 "학교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우리 아들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국민 여러분이, 관련 법을 만드는 분이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15일 중상해 혐의로 A(16)군 등 고교생 2명을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A군 등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께 인천시 중구 한 아파트 내에서 동급생 C(16)군 머리 등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군 등은 C군에게 머리 보호대를 착용시킨 뒤 약 2시간40분 동안 번갈아 가며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휴관 중인 아파트 내 태권도장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A군 등은 C군이 기절하자 바닥에 물을 뿌린 뒤 끌고 다닌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들은 현재 경찰에서 "스파링 하다가 발생한 사고"라며 고의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