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美상장 겨냥…해외서 수천억 유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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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큰손과 협상 중"네이버웹툰이 해외에서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하기로 했다. 미국 상장을 염두에 두고 회사의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추진하기 위해 해외 자문사를 선정,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투자금 유치 규모는 수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웹툰의 기업가치는 최소 5조원에서 10조원까지 추정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캐피털(VC)에 기반을 둔 글로벌 대형 VC들이 네이버웹툰에 경쟁적으로 투자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며 “네이버가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VC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이 공개적으로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2004년 네이버웹툰을 론칭하면서 웹툰 콘텐츠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 만화 콘텐츠 서비스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서다.네이버웹툰은 한국을 포함한 미국, 일본 등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로 거듭났다. ‘무료 콘텐츠’로 취급받던 웹툰을 지식재산권(IP) 형태로 수익사업화하는 데 성공한 덕분이다. 글로벌 이용자수(MAU)는 올해 말을 기점으로 7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북미 월 방문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고, 한 달 거래액도 800억원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는 대로 미국 상장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의 미국 상장 추진을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네이버웹툰이 진행 중인 대대적인 지배구조 재편 작업도 상장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웹툰 사업의 무게중심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중이다. 북미지역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정점으로 그 밑에 한국의 ‘네이버웹툰’, 일본 ‘라인디지털프론티어’ 등을 자회사로 두는 형태로 한다는 설명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