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 "영원회귀, 글로벌 게임 판도 바꿀 것"

정욱 넵튠 대표
"동시접속 4만명…두 달 새 16배
100억 투자, 모든 걸 걸었다

배틀그라운드·롤의 장점 섞어
이용자와 함께 만들어 흥행
1020세대에겐 틱톡같은 게임"
“이용자와 함께 게임을 만드는 전략이 통했습니다. 엄청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정욱 넵튠 대표(사진)는 16일 기자와 만나 게임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영원회귀)의 초기 성과 비결을 공개했다. 넵튠의 자회사 님블뉴런이 개발한 영원회귀는 지난 10월 세계 최대 PC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됐다. 최후 1인이 살아남는 방식의 게임 장르인 배틀로얄에 무기 제작 등 다양한 전략적 요소를 접목한 게임이다.

글로벌 히트 조짐

게임 이용자 수(최대 동시접속자 수 기준)는 출시 당일(10월 14일) 3290명에서 지난 6일 5만2853명으로 급증했다. 두 달 새 16배 정도 늘었다. 지금도 4만 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유명 인기 게임을 제치고 상위 20위권에 들어갔다. 한국 게임이 스팀에서 이용자 수 4만 명을 넘긴 것은 2017년 나온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이후 두 번째다. 그만큼 글로벌 PC 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성과는 미미했다.

일명 ‘커뮤니티 스노볼링(Community Snowballing)’ 전략이 효과를 냈다는 게 정 대표의 분석이다. 게임을 즐기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만 적용한 뒤 신속하게 시장에 내놓는 ‘속전속결’ 전략의 한 갈래다. 소비자 반응을 즉각적이면서도 신속하게 반영해 게임 완성도를 높이자는 포석이다. 님블뉴런은 게임 개발 착수 5개월 만인 2019년 4월 영원회귀 초기 버전을 공개했다. 10월 출시 전까지 이용자 대상으로 일곱 번이나 게임을 테스트했다. 2만 명이 넘는 게임 이용자들이 테스트에 참여해 의견을 남겼다. 정 대표는 “다른 대형 게임사보다 게임 개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 스노볼링 전략은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한 배틀그라운드도 적용했던 방식이다.

게임 흥행 요소 효과적으로 활용

기존 인기 게임의 ‘검증된’ 흥행 요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도 초기 인기몰이의 비결로 꼽힌다. 영원회귀는 배틀그라운드 성공을 계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장르인 배틀로얄을 앞세웠다. 여기에 10년 이상 글로벌 PC게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라이엇게임즈 ‘리그오브레전드’(롤)의 전략적 요소를 차용했다. 그래서 게임 이용자들은 영원회귀를 ‘롤틀그라운드’ ‘롤의 서바이벌 모드’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정 대표는 “롤은 한 판 하는 데 30~40분이 걸리지만 영원회귀는 15~20분이면 끝나기 때문에 게임 스트레스가 덜하다는 평도 많다”며 “롤이 유튜브라면 영원회귀는 요즘 10~20대가 즐기는 ‘틱톡’과 같은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넵튠은 영원회귀에 회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게임 개발 인력도 2018년 10명에서 올해 50명으로 늘렸다. 지난 15일에는 개발사인 님블뉴런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넵튠이 2016년부터 작년까지 4년 동안 영업손실을 계속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과감한 투자다. 님블뉴런은 우선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게임 캐릭터를 현재 18개에서 최소 4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게임을 즐기는 방식도 다양화한다. 이용자의 게임 순위를 보여주는 랭크 모드도 추가한다.

정 대표는 “이번 성과는 한국 게임업체가 얻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행운이기 때문에 모든 걸 다 걸어 게임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