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계층간 '백신 갈등' 고조…내년엔 '실업 팬데믹'과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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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코노미스트誌
'2021 세계경제 대전망'
굳어지는 'K자형 양극화'
美·中 갈등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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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6일 발간한 《2021 세계경제 대전망》에서 내년은 절망과 희망이 섞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이전 모습으로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분투하겠지만 위기에서 얻은 교훈을 또 다른 기회로 삼을 것으로 예상했다.
생존을 위한 분투…‘위기 뒤엔 기회’
나타샤 로더 이코노미스트 보건·정책 편집자는 “코로나19 백신의 확보 및 분배, 공급 등과 관련해 격렬한 논쟁이 일어날 것”이라며 “백신은 결코 고르게 분배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염병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관련 연구와 치료법 개발, 가격 인하 등에선 진일보한 발전이 이뤄지겠지만, 확보와 분배를 둘러싸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했다.백신을 어렵게 구하더라도 이후엔 유통과 관리, 전문가 부족 등의 문제점이 파생할 수 있다. 일부 국가는 코로나19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의료시스템 정비 및 혁신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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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미·중 갈등 장기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새로운 미국은 2021년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다. 바이든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철회,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등 행정명령을 대거 발동할 것이다. 이어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등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행적을 지우기 위해 출범 초반부터 차별화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미국의 경제 회복력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선 속도가 빠르겠지만 성장은 다소 불안정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이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평행선이었던 미국 내부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일은 그리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의 질주는 더욱 거침없어질 것이다. 일각에선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9%로 점치는 등 중국은 팬데믹 이전의 경제로 복귀하며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프라 및 부동산 투자 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산 저가 코로나19 백신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보건 실크로드’에도 힘을 쏟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과거 트럼프 정권처럼 중국을 일방적으로 공격하진 않겠지만, 관세 부과 및 기술기업 제재 등 반(反)중 다자간 연합을 구축해 미·중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2021년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계기로 내부 결속을 꾀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평등 해소 및 부동산 시장 안정화 등에 정책의 초점을 둘 것이며 경제는 다시 성장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이 밖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됨에 따라 그 여파가 영국과 유럽 모두에 폭풍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김정은/박상용/선한결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