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직' 월성원전 의혹 수사 어떡해…윗선 소환 안갯속

직접 지휘 총장 공백에 백운규 전 장관 등 주요 피의자 소환 '속도 조절론' 제기
대전지검, '윤 총장 행보와 전혀 관련 없다' 취지 원칙적 입장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처분 결정에 따라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고발 사건 수사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청와대 관계자 등 이른바 '윗선'을 향한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사건을 직접 지휘해온 검찰총장 부재는 수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판사)는 월성 1호기 원전 관련 내부 자료를 대량으로 삭제하거나 이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산업부 공무원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월성 원전 운영·폐쇄 결정 전반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임직원을 상대로도 이사회 결정 과정에서의 한수원 측 행위 적절성 여부 등을 따지고 있다. 원전 조기 폐쇄 의결 과정에서 청와대와 산업부 간 의사소통이 적절한 범위 내에서 불법적 요소 없이 이뤄졌는지도 살피고 있다.
검찰은 특히 '한수원 이사회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 중단'이라는 산업부 방침 의사결정에 누가 가장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큰 원칙에 따라 경제성 평가 조작이나 감사원 감사 방해 등 일련의 상황이 벌어졌을 개연성이 있다는 논리다. 다만, 검찰총장 공백이 생기면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이번 의혹 사건 핵심 관계자에 대한 조사도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직무배제 처분을 받았다가 복귀한 직후인 지난 2일 대전지검 원전 수사팀의 구속영장 청구를 직접 지휘했다.

대전지검에서는 '수사는 윤 총장 행보와 전혀 관련 없다'는 취지의 원칙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으나, 윤 총장 없이 위선 등에 대한 강제 구인 등을 선뜻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변수는 있다.

조만간 있을 대규모 검찰 인사 단행으로 수사팀에 변화가 생기기 전 속도를 내 어느 정도 결과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다음 주까지 구속 공무원 등 이번 사건 관련 1차 기소자 윤곽을 정해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