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활활'…아파트값 0.29% 올라 또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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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주간 시세전국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이 1주일 만에 역대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전세 품귀 현상에서 비롯한 실수요자 매수세가 지방광역시·중소도시 등 전국으로 퍼지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서울에선 압구정현대 등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송파, 서초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경기 김포, 부산 인근 지역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세난에 매수세 전국 확산
광역시 0.55%↑…상승 주도
김포·부산 등 조정지역 묶이자
인근 파주·창원으로 '풍선효과'
강남권, 서울 집값 상승 이끌어
송파 0.08%·서초 0.06% 올라
전국 집값 가파른 상승세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은 이달 둘째주(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전주 대비 0.29%를 기록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주(0.27%)보다 상승률이 0.02%포인트 더 커졌다. 또다시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전국 대부분 지역의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전주 0.18%에서 0.20%로, 지방은 0.35%에서 0.38%로 오름폭이 가팔라졌다. 부산, 울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광역시는 0.55% 올라 역대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경기 김포와 부산, 대구 인근 지역은 ‘풍선효과’가 두드러졌다. 김포 인근 지역인 파주와 고양은 각각 1.11%, 0.88% 올랐다. 경기 파주시 목동동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1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5일 만에 6000만원 오른 9억1000만원에 팔렸다. 일산 덕양구 원흥동 ‘삼송원흥역센트럴푸르지오’ 전용 91㎡는 지난달 말엔 8억8400만원에 거래됐는데 2주 후인 이달 초엔 신고가 9억4000만원을 기록했다.지방에서도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쏠렸다. 부산 강서구는 전주 1.32% 오른 데 이어 이번주엔 1.36% 상승했다. 부산 기장군(1.22%)·부산진구(1.12%) 등도 1%대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경남 창원시 성산(1.14%)·의창구(0.90%), 양산시(0.55%)에서도 신고가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엘크루블루오션4단지’ 전용 147㎡는 이달 초 7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신고가인 10억2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1주일 만에 2억6000만원 오른 셈이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 전용 101㎡도 지난 10월 11억4000만원까지 치솟은 이후 지난달 12억원, 12억2000만원 등에 연이어 매매됐다. 용호동 Y공인 관계자는 “실수요에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호가가 1억~2억원씩 더 올랐다”고 말했다.
상승폭 키우는 강남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 0.04% 올라 전주(0.03%)보다 0.01%포인트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강남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송파구는 지난주 0.04%에서 0.08%로 오름폭이 배로 높아졌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전용 84㎡는 지난달 말 신고가인 18억원에 손바뀜했다. 현재 호가는 18억2000만원 수준이다.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100㎡도 지난 5일 최고가인 2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서초구(0.03%→0.06%), 강동구(0.03%→0.06%) 등도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는 지난 10월 23억원에 매매된 주택형이 지난달 한 달 새 1억원 오른 24억원(신고가)에 새 주인을 찾았다. 다만 압구정현대 등에서 신고가가 잇따랐던 강남구는 전주와 동일한 0.05%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외 광진구(0.06%), 마포구(0.05%), 노원구(0.04%), 강서구(0.04%) 등 다른 지역들도 고르게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저금리와 입주 물량 감소, 강남 정비사업 기대감이 겹치면서 서울 지역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은 워낙 규제가 많아 투기 세력이 집값을 올리기는 어렵다”며 “대부분 학군수요 등 실수요가 붙으면서 가격이 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