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문학의 정수 '나는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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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메 카브레의 대표작 국내 첫 소개
카탈루냐는 스페인에서 북부 산악 지방과 지중해 인접 지대 등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스페인어 외에 여전히 자체 언어인 카탈루냐어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도 분리 독립을 요구한다.
1930년대에 자치권을 얻었지만, 스페인 내전 이후 프랑코 독재 정권이 들어선 뒤엔 자치권을 다시 상실했고 카탈루냐어 공식 사용도 금지되는 등 박해를 받았다.
이를테면 '한 많은' 지역인 셈이다. 작가 지우메 카브레는 이런 카탈루냐의 자랑 중 한 명이다.
카탈루냐어로 쓴 소설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장편소설 '나는 고백한다'는 카브레의 대표작으로 31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스톡홀름 국제문학상, 아테네 문학상 등을 카브레에 안긴 역작이기도 하다.
민음사에서 권가람의 번역을 통해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신작으로 국내에 처음 출간했다. 소설을 카탈루냐어로 쓴 건 점차 사라져가는 카탈루냐 문화를 지켜내겠다는 작가 정신의 발로이면서 종족적 정체성의 발현이다. 이 소설이 프랑코 독재 정권과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 중세 유럽 종교재판 등 인류 본성에 자리 잡은 본질적 '악'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카탈루냐어의 사용은 권력의 억압에 맞서는 저항 정신과도 맥이 닿는다.
주인공 아드리아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노년의 고문서학자다.
그는 기억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고문서를 더듬어가며 유년 시절부터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는 과정을 통해 카탈루냐, 스페인, 나아가 유럽 전역에 자행된 악의 역사를 추적한다.
작가는 아드리아의 개인사를 통해 비극적인 현대사를 되새기고 악의 본성을 드러내려 한다.
또 악의 역사가 생생히 기록된 예술 작품들을 통해 과거의 어두운 진실을 후대에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심에 아버지가 남긴 비밀의 유산인 바이올린이 있다.
다만 작가는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 그리지 않고 악을 행하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따로 있지 않다는 성숙한 역사의식을 보인다. 악을 어떤 특정한 것으로 단순하게 규정할 수 없으며, 누구도 악행의 고리에서 면책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공감을 통해 비극을 피해야 한다고 작가는 강변한다.
/연합뉴스
카탈루냐는 스페인에서 북부 산악 지방과 지중해 인접 지대 등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스페인어 외에 여전히 자체 언어인 카탈루냐어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도 분리 독립을 요구한다.
1930년대에 자치권을 얻었지만, 스페인 내전 이후 프랑코 독재 정권이 들어선 뒤엔 자치권을 다시 상실했고 카탈루냐어 공식 사용도 금지되는 등 박해를 받았다.
이를테면 '한 많은' 지역인 셈이다. 작가 지우메 카브레는 이런 카탈루냐의 자랑 중 한 명이다.
카탈루냐어로 쓴 소설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장편소설 '나는 고백한다'는 카브레의 대표작으로 31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스톡홀름 국제문학상, 아테네 문학상 등을 카브레에 안긴 역작이기도 하다.
민음사에서 권가람의 번역을 통해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신작으로 국내에 처음 출간했다. 소설을 카탈루냐어로 쓴 건 점차 사라져가는 카탈루냐 문화를 지켜내겠다는 작가 정신의 발로이면서 종족적 정체성의 발현이다. 이 소설이 프랑코 독재 정권과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 중세 유럽 종교재판 등 인류 본성에 자리 잡은 본질적 '악'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카탈루냐어의 사용은 권력의 억압에 맞서는 저항 정신과도 맥이 닿는다.
주인공 아드리아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노년의 고문서학자다.
그는 기억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고문서를 더듬어가며 유년 시절부터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는 과정을 통해 카탈루냐, 스페인, 나아가 유럽 전역에 자행된 악의 역사를 추적한다.
작가는 아드리아의 개인사를 통해 비극적인 현대사를 되새기고 악의 본성을 드러내려 한다.
또 악의 역사가 생생히 기록된 예술 작품들을 통해 과거의 어두운 진실을 후대에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심에 아버지가 남긴 비밀의 유산인 바이올린이 있다.
다만 작가는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 그리지 않고 악을 행하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따로 있지 않다는 성숙한 역사의식을 보인다. 악을 어떤 특정한 것으로 단순하게 규정할 수 없으며, 누구도 악행의 고리에서 면책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공감을 통해 비극을 피해야 한다고 작가는 강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