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일본서 車 못만든다" 도요타 사장 이례적 정부 비판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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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의 '30년대 중반 휘발유차 판매 중지 검토에 반발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2050년 탈석탄사회 이행' 정책에 대해 "이대로라면 일본에서 자동차를 만들 수 없게 된다"고 이례적으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車업계 사업모델 붕괴…정치가들이 알고서 하는 말인가"
일본제철 사장도 "연구개발만 20년…개별기업으로서는 무리"
1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요타 사장은 일본자동차공업회 회장 자격으로 17일 일본 기자단의 온라인 취재에 응해 일본 정부가 2030년 중반까지 휘발유차량의 판매를 전면 중지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자동차업계의 비즈니스모델이 붕괴하고 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 정부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기 위해 2030년 중반께 순수 화석연료 차량의 판매를 중지시킬 계획이다. 도쿄도는 이보다 5년 가량 빠른 2030년까지 휘발유 및 디젤차 판매를 중지시키겠다고 밝혔다. 도요타 사장은 원자력발전 비중이 높고 화력발전 비중은 낮은 프랑스를 예로 들며 "국가적인 에너지정책의 대변혁없이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달성은 어렵다"며 "이대로라면 일본에서 자동차를 만들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력발전 비중이 높은 일본은 친환경 자동차만으로는 이산화탄소 배출절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자동차 시장의 구조를 급격히 전기자동차로 이행하는데 반대했다.
그는 전기자동차가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사실을 언급하며 "정치가들이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고 '휘발유차를 없애겠다'고 말하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휘발유차 비율이 높은 경자동차에 대해 "지방에서 경차는 완전히 생명선"이라며 "지금까지 쌓아올린 업적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일본의 장점을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경차는 경제성 문제로 대부분이 휘발유 차량이다. 도요타의 자회사로 일본 최대 경차 메이커인 다이하쓰는 주력 모델 전부가 휘발유차다.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철강연맹 회장(일본제철 사장)도 같은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2050년 탄소제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구개발에만 10년, 20년이 걸려 개별 기업이 계속해 나가는 것은 무리"라고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일본은 총 12억400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이 가운데 발전 부문의 배출량 비중이 40.1%로 가장 높았고 산업 부문(25.0%), 운송 부문(17.8%)의 순이었다. 산업 부문 가운데서는 철강업의 배출 비중이 47.6%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전세계적으로 철강업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30%에 못미치지만 제조업 비중이 높은 일본은 철강업의 배출량이 유독 높다. 탈석탄사회 이행을 위해 철강과 자동차업계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도요타와 일본제철은 '일본 재계의 총리'로 불리는 게이단렌 회장을 배출하는 등 정부에 대한 발언력이 가장 강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정부의 정책에 우려를 표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진단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