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 대입 전략] 인문계 상위권은 가군 서울대·경희대, 나군 연·고대, 다군 중앙대 선호

정시 지원, 가·나군에서 적정 1곳과 소신 1곳 선택…다군은 '모험지원'
오는 23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발표되면 정시 가·나·다 군별 지원전략을 확정지어야 한다. 2021학년도 정시 원서접수는 다음달 7일부터 시작한다. 주요 21개 대학은 군별 모집 규모가 전년(2020학년도)과 비슷하다. 가·나·다 군별 지원 경향에서 비슷한 경향을 띨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전년 지원 경향을 참고하면 올해 지원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된다. 전년도 주요 대학 5만5875건의 모의지원 표본을 분석해봤다.

인문계, ‘서울대 소신·상향과 연·고대 적정’ 혹은 ’연·고대 소신·상향과 경희대 적정‘ 경향 뚜렷

수능 국수탐(2) 백분위 합 300점 만점 기준으로 290점 이상 인문계 학생 사이에서는 가군 서울대와 나군 연·고대 지원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해 모의지원 표본을 분석해보면, 백분위 합 295점 이상에서 가군은 서울대 선택비율이 62.0%에 달했고 나군에선 연세대가 46.5%, 고려대가 34.3%의 비율을 보였다. 290~294점 학생 중 가군에서 서울대에 모의지원한 비율은 42.1%였고 나군에서는 고려대에 46.8%, 연세대에 29.0%의 분포를 나타냈다. 가군에서 서울대에 소신 또는 상향지원한 학생들이 나군에서 연세대 또는 고려대를 적정·안전 지원권으로 고려했던 것으로 분석된다.270~280점대 구간에서는 가군에서 경희대에 대한 관심이 높다. 285~289점 구간에서 경희대가 지원 선호 2위(14.3%)로 올라서고, 280~284점 구간에서는 경희대가 18.2%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점수대의 학생들이 나군에서는 고려대와 연세대를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나군에서 연세대 또는 고려대에 소신 또는 상향지원을 고려한 학생들은 가군에서 경희대를 적정 또는 안정지원으로 봤다는 것이다.

인문계열 최상위권 수험생 사이에서는 한의예과 등 인문계열을 선발하는 일부 의학계열 학과도 인기다. 295점 이상 학생 사이에서 가군의 경우 서울대 다음으로 경희대와 성균관대가 4.9%로 나타났는데, 경희대의 경우 대부분 학생이 한의예과(인문)로 확인된다. 나군에서는 연·고대 다음으로 원광대가 4.0%로 집계됐다. 이 또한 치의예과(인문)와 한의예과(인문) 때문이다. 다군의 경우 가톨릭관동대 의예과(인문)를 선택한 비율이 25.0%로 2위에 올랐다. 인문계열 다군에서는 중앙대가 280점 이상에서 모두 1위다. 다군은 주요대 가운데 중앙대 홍익대 건국대 등 일부 대학만 선발하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이 이들 대학에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280점 이상에서는 중앙대, 240~279점 구간에서는 홍익대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자연계, 국수탐 백분위 합계 290점대는 의대·치대 지원 경향 뚜렷

자연계열 최상위권은 대학보다는 의대와 치대 등 학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수탐(2) 백분위 합계 295점 이상 학생들이 가군에서 서울대를 선택한 비율은 인문계가 62.0%에 달하는 반면 자연계는 23.1%에 불과하다.상당수 상위권 학생이 의대와 치대에 지원하는 경향을 띤다. 전년도 학과별 지원 경향을 살펴보면 295점 이상 가군의 경우 경희대 의예과가 16.7%로 1위에 올랐고, 2위는 서울대 의예과 15.4%, 3위는 중앙대 의학부 12.8%, 4위는 부산대 의예과 5.1%로 나타났다. 나군에서는 연세대 의예과가 16.3%로 1위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고려대 의과대학(14.0%), 한양대 의예과(11.6%), 가톨릭대 의예과(11.6%), 성균관대 의예과(11.6%) 순으로 나타났다. 290~294점 학생 사이에서도 가·나군 학과별 상위 10위 내 대부분이 의대 또는 치대다.

280점대 구간부터는 양상이 달라진다. 공대 인기 학과나 주요 대학 특성화 학과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285~289점 구간 가군 1위는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2.3%)였고, 나군에서는 연세대 컴퓨터과학과가 3.0%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군은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이 8.4%로 가장 높았다.

280~284점 구간에서 가군 1위는 성균관대 공학계열(5.0%), 나군 1위는 연세대 생명공학과(2.7%), 다군 1위는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21.1%)으로 집계됐다.

다군은 경쟁률·충원율 높고 변동폭 커…상향지원 성향 강한 편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정시 군별 지원전략을 짜는 데 있어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재수를 각오하더라도 목표 대학 지원을 우선할 것이냐는 문제다. 이에 따라 3장의 카드를 모두 상향지원을 할지, 2장까지 상향지원 카드를 쓸지 큰 틀에서 결정이 우선이다. 보통 가군과 나군에서 1곳은 적정 또는 안전지원을 하고 다른 1곳은 소신 또는 상향지원을 하는 전략이 많이 쓰인다. 앞서 인문계 모의지원 성향에서 나타났듯이 나군 연·고대에 적정지원을 하고 가군 서울대에 상향지원을 하거나, 가군 경희대에 적정지원을 하고 나군 연·고대에 상향지원을 하는 식이 대표적이다. 다군은 매해 경쟁률이 높고, 의외의 변수가 발생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특성이 있다. 다군은 주요 대학 가운데 중앙대 홍익대 건국대 등 일부 대학만 선발하기 때문에 이들 대학으로 몰려 경쟁률이 높다. 또한 가·나군에 합격해 빠져나가는 인원이 많아 충원율이 높고 최저 합격점수의 변동이 매해 크기 때문에 의외의 결과가 자주 나온다. 이 때문에 가·나군에서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승부를 보고, 다군은 의외의 결과를 노리며 상향지원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