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불법 공매도 증권사 적발…연말 시세조종 집중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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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 M&A 등 불공정 행위 점검# A사의 최대주주인 B사는 연말 결산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말 재무제표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A사 주식에 대한 고가매수 호가를 제출했다. 그러자 A사의 주가는 12월에만 18% 가량이 뛰었다. 이를 통해 B사는 재무제표 수익률이 개선된 것처럼 공시했다.
무차입 공매도 등 의심사례 적발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도 확인 중
불법 테마주 감시…대상종목 64개 추가
금융당국이 증권시장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나섰다. 연말 결산을 앞두고 기관투자자, 최대주주 등의 시세조종 행위를 집중 감시하는 것이다. 영업실적이 단기간 증가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도 확인 중이다.금융위원회는 18일 도규상 부위원장 주재로 '증권시장 불법·불건전 행위 집중대응단' 2차 회의를 열었다. 지난 10월 첫 회의 후 2개월 만이다.
도 부위원장은 "내년 3월까지 증권시장 불공정거래에 엄정 대응하고 취약분야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며 "무자본 M&A(인수합병)과 전환사채를 이용한 불법·불건전행위 우려 기업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당국은 테마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테마주 대상종목을 65개 추가해 총 162개로 늘렸다. 온라인 정보를 활용해 테마주를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유사투자 자문업자 263개를 점검해 무인가·무등록 영업 48건을 적발해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를 통해 22개 시장조성자로 선정된 증권사의 공매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무차입 공매도와 업틱룰 위반 의심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는 합법이지만 주식을 빌리지 않는 무차입 공매도는 투기 성격이 많아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시장조성자는 거래가 부진한 종목의 가격 형성을 주도하는 증권사로 공매도가 가능하다. 업틱룰은 공매도로 주식을 팔 때 직전 체결가 이하로 호가를 입력할 수 없는 제도다. 금융위는 2017년부터 지난 6월까지 3년 6개월간 시장조성자의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무차입 공매도와 업틱룰 위반 의심사례를 발견해 제재 방안을 취할 예정이다.
도 부위원장은 "불법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지난 9일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도입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며 "시장참가자들이 불법 공매도 문제에 대해 우려하지 않도록 점검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 및 시장조성자 제도에 대한 시장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