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홍 카카오페이 부사장 "진심없는, 재미없는 마케팅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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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엔 CMO(최고마케팅책임자) 대신 CBO(최고브랜드책임자)가 있다. 이지홍 부사장이 CBO다.
이 부사장은 “CMO와 CDO(최고디자인책임자)를 함께 두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각자 자신의 프레임으로만 생각하게 된다”며 CBO로서 마케팅과 디자인 사이의 가교가 되는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모션, 캠페인, 브랜딩은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그런 가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양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이 부사장은 온라인 마케팅회사를 거쳐 2012년 카카오 핀테크브랜드파트 파트장을 맡았고 2017년부터 카카오페이 CBO로 일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품이 매우 많이 들지만 효과가 좋다. 같은 메시지라도 별 상관없는 사람이 받으면 스팸이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면 혜택으로 받아들인다.
둘째 진심을 담아야 한다. 마케팅을 해야 하니까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하면 결과물도 재미없다. 과정에 진심이 담기면 보는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고 결과도 좋다.
셋째 일상 속 다름을 발견해야 한다. 마케터들은 “뭐 새로운 거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남들과 다른 걸 찾되 항상 사용자에게 익숙한 메타포와 소재를 결합시켜야 한다. 카카오페이 가맹점 스티커로 고민할 때의 일이다. 대부분의 가맹점 스티커는 로고다. “눈에 띄려면 어떻게 하지, 더 크게 할까, 반짝거리게 만들까”라고 고민하게 된다.
어느 날 아침 아침식사하러 가는데 어떤 메뉴를 먹을까가 아니라 ‘아침식사 됩니다’라는 간판을 찾게 되더라. 그 때 ‘카카오페이 됩니다’라는 문구를 떠올렸다. 그 뒤로 간편결제회사들이 ‘OOO 됩니다’를 따라하더라. 이 세 가지를 명심하면 마케터로서 성공적인 마케팅 몇 개는 남길 수 있다.
장경영 선임기자/박진우 기자 longrun@hankyung.com
이 부사장은 “CMO와 CDO(최고디자인책임자)를 함께 두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각자 자신의 프레임으로만 생각하게 된다”며 CBO로서 마케팅과 디자인 사이의 가교가 되는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모션, 캠페인, 브랜딩은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그런 가교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양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이 부사장은 온라인 마케팅회사를 거쳐 2012년 카카오 핀테크브랜드파트 파트장을 맡았고 2017년부터 카카오페이 CBO로 일하고 있다.
Q: CBO의 역할은?
A: 단기적인 측면에선 CMO와 CDO로 구분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생명력을 가지려는 브랜드나 기업엔 CBO가 적합하다.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마케팅과 디자인은 ‘언어’가 다르다. 마케팅은 사용자에게 로직(논리)을 강조하고 싶어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마케팅이 디자인에 자신들의 요구대로 디자인해달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해선 일이 안된다. 디자인은 마케팅의 설명을 해석해서 대안을 내놓는다. CBO가 중간에서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중요하다.Q: 카카오페이에 신설된 ‘목적조직’이 그런 조율에 도움되나?
A: 그렇다. 예전엔 기능조직만 있었다.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기능조직별로 수백명씩 배치돼 일했다. 지금은 결제사업, 금융사업 등 목적조직이 본부 단위의 조직이고 각 목적조직 내에 마케팅과 디자인 담당자들이 소속돼 있다. 동일한 조직에 속해 있으니 소통이 더 활발하다. CBO는 기능조직인 브랜드실을 담당하고 각 목적조직의 리더와 소통한다.Q: CBO의 업무 성과 어떻게 보여주나?
A: 브랜드 가치를 재무적인 숫자로 보여주긴 쉽지 않다. 그래서 브랜드 캠페인을 퍼포먼스 마케팅과 묶어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한다. 지난달 진행한 결제캠페인도 많은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함으로써 사용자에게는 브랜드 인지작업을 시키면서 동시에 매출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했다.Q: 마케팅에서 가장 신경쓰는 점은?
A: 타깃 설정에 공을 들인다. 카톡 플친(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 사용자에게 많은 걸 알리는데 이 때 고객 세그먼트를 매우 세분화한다. 남성, 여성뿐 아니라 어떤 서비스를 이용했는지, 이용했다가 중단했는지 등에 따라 세분화된 고객별로 메시지를 다르게 보낸다.이런 방식은 품이 매우 많이 들지만 효과가 좋다. 같은 메시지라도 별 상관없는 사람이 받으면 스팸이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면 혜택으로 받아들인다.
Q: 2030이 중요한 타깃 아닌가?
A: 맞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2030에 주목한다. 흥미로운 건 30대 후반까지 타깃으로 삼아 마케팅을 진행하면 40대는 무조건 넘어온다는 점이다. 그런데 40대를 타깃으로 하면 40대는 잘 안 쓴다. 40대는 ‘이거 트렌디한 겁니다’라고 해야 조용히 관심을 보인다.Q: 마케터로서 성공하려면?
A: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공감이 중요하다. 마케터는 많은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 그래야 고객과의 공감 포인트를 잡아낼 수 있다. 요샌 코로나19 때문에 사람 만나기 어려우니 영화, 책 등이라도 활용해야 한다. 개인적으론 SF영화 즐겨 본다.둘째 진심을 담아야 한다. 마케팅을 해야 하니까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하면 결과물도 재미없다. 과정에 진심이 담기면 보는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고 결과도 좋다.
셋째 일상 속 다름을 발견해야 한다. 마케터들은 “뭐 새로운 거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남들과 다른 걸 찾되 항상 사용자에게 익숙한 메타포와 소재를 결합시켜야 한다. 카카오페이 가맹점 스티커로 고민할 때의 일이다. 대부분의 가맹점 스티커는 로고다. “눈에 띄려면 어떻게 하지, 더 크게 할까, 반짝거리게 만들까”라고 고민하게 된다.
어느 날 아침 아침식사하러 가는데 어떤 메뉴를 먹을까가 아니라 ‘아침식사 됩니다’라는 간판을 찾게 되더라. 그 때 ‘카카오페이 됩니다’라는 문구를 떠올렸다. 그 뒤로 간편결제회사들이 ‘OOO 됩니다’를 따라하더라. 이 세 가지를 명심하면 마케터로서 성공적인 마케팅 몇 개는 남길 수 있다.
■ Interviewer 한 마디
이지홍 부사장 인터뷰 자리에서 한 직원이 “부사장님은 직원들의 감정을 잘 캐치하십니다”라고 했다. CBO 아래엔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보다 많다. 이 부사장은 남성 직원은 물론 여성 직원들의 감정선도 잘 읽어낸다고 한다. 그런 능력이 마케팅과 디자인 간 가교역할을 잘 수행하는 비결이 아닐까. 그가 성공하는 마케터의 첫번째 요건으로 꼽은 공감도 상대방의 감정을 잘 캐치해야 가능하다. 감정을 잘 읽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마케터들이 진심을 담아 선보이는 재미난 마케팅이 많아지길 기대한다.장경영 선임기자/박진우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