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FO Insight] 북쉘프=현명한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 책을 사서 읽은 게 최고의 투자였다"고 말한 책
현명한 투자자(벤자민 그레이엄 著)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은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이 쓴 책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고 큰 감동과 깨달음을 얻은 워런 버핏은 그를 찾아가 그 밑에서 일하면서 투자 기법을 배워나갔다. 워런 버핏이 “이 책을 산 것이야말로 내 인생 최고의 투자였다”라고 말했던 이유다.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을 만들어낸 책인 만큼 기자가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자산운용사‧증권사 대표들과 임원들의 사무실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었던 책이다. 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의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종이는 누렇게 바래고, 다 떨어져나간 표지는 스카치테이프로 붙여놓은 이 책을 책장에 꽂아두고 있었다.이 책은 1949년에 처음 출간됐는데 이후 1972년까지 세 번의 개정판이 나왔다. 약 5년마다 한 번씩 달라진 투자 환경을 반영해 책의 내용을 수정해서 재출간했다. “건전한 투자의 기본 원칙은 10년, 20년이 흘러도 변하면 안 되지만, 금융 시스템과 시장환경이 급변하면 기본 원칙을 적용하는 방법은 수정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책의 서문 첫 문장에서부터 자신이 책을 쓴 이유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사람들, 읽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그리고 독자들이 책을 읽고 얻어가길 바라는 원칙들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문장들에서 그가 일반 개인 투자자를 위한 책을 꾸준히 펴냈던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목적은 초보자도 건전한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따라서 증권분석 기법은 많이 다루지 않고, 주로 투자 원칙과 투자 태도를 다룬다.”“우리는 투자 심리에 대해서 많이 논의할 것이다. 실제로 투자자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나는 주장, 사례, 권고를 통해서 독자들이 투자에 대해 적절한 인식과 태도를 확립하도록 안내할 것이다. 적절한 투자 기질을 갖추는 편이 재무, 회계, 주식시장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추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지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투자 기질을 갖춘 ‘평범한 사람들’이 돈을 훨씬 더 벌고 유지한 사례가 많다.”

그는 이 책에서 투자자를 위험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인 채 시장 평균 수익률만을 추구하는 소극적 투자자와 리스크를 부담하더라도 초과 수익을 얻길 원하는 공격적 투자자로 분류한 뒤 각각의 투자 유형별로 취해야 하는 전략과 투자를 삼가야 하는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또한 그는 초과수익을 얻기를 원하는 공격적 투자자라면 절대로 어설프게 공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얕고 가벼운 지식만 가진 공격적 투자자는 마음 편한 소극적 투자자보다도 뒤떨어지는 수익을 거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경고한다.

기본적으로 수시로 주식을 사고파는 전문 투자자가 아니라 일반 개인 투자자의 상황과 눈높이에 맞춰 쓴 책이다. 주식 투자로 단기간에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법은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 방법은 없다"고 처음부터 단호하게 말한다.

“이 책은 ‘백만장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월스트리트는 물론 어디에서도 쉽고 확실하게 부자가 되는 방법은 없다.”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싶다면 먼저 어떤 원칙과 태도를 갖춰야 하는지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기자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 “다른 분야에서는 열정이 성공의 열쇠가 될지 몰라도, 투자에서는 열정이 거의 틀림없이 재난을 부른다. 이 말이 초보자에게만 필요한 경고는 아닌 듯하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