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원·달러 환율 장중 1100원선 넘어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원화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에 1100원 선을 뚫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올라간 결과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6원40전 오른(원화 가치 약세) 달러당 1099원7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20전 오른 1093원50전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갈수록 상승폭을 확대했다. 장중에는 1100원30전을 찍으며 1100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장중 11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12월 2일(1105원20전) 후 13거래일 만이다. 환율이 급등한 것은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면서 원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라가 약화된 영향이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62명을 기록해 3일 연속 1000명대를 기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도입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화가치가 뛰었다. 지난 7일 환율이 1082원10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자 백신 기대감을 덮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와 백신 도입 계획이 앞으로 환율 흐름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달러를 저가에 매수하려는 수요도 환율을 밀어올리는 변수로 꼽힌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1090원 선에 가까워질수록 달러 매수세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갈 때마다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경향도 강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말 개인의 달러예금이 전달보다 4억달러 늘어난 170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8일 발표했다. 개인의 달러예금은 9월 160억9000만달러, 10월 1666억5000만달러에 이어 이달까지 석달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달러 가치가 하락하자 환차익을 노린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16원76전으로 10월(1144원68전)보다 2.43% 떨어졌다. 개인의 달러예금 증가세는 이달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환율이 지난달보다 낮은 1080~1100원 선을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