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 선정 연기…野에 새 추천위원 요청

12월28일 추천위 열기로…"법리 떠나 원만한 합의 노력"
추미애 "야당 몫 추천 제안 수용하자"…여당 측 위원들도 동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18일 후보 선정을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않고 28일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현재 공석인 야당 몫 추천위원 1명을 추천할 기회를 주고 추가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도 받겠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따라 연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내년 1월 초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는 여권의 일정도 다소 차질을 빚게 됐다.

추천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은 이날 회의가 종료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8일 오후 2시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이 야당 몫 위원 추천을 요청했고, 원만하게 후보 추천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동의했다"고 말했다.이날 회의는 추천위원 7명 가운데 사퇴한 임정혁 변호사를 제외한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임 변호사는 야당 몫 위원 2명 가운데 1명이었다.

다른 야당 몫 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회의에서 '결원이 발생한 상황에서 회의를 열 수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하며 1명 결원을 채운 뒤 다음 회의를 열자고도 제안했으나 이 제안은 위원 5명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추천위는 다만 법리적인 문제를 떠나 원만한 합의 노력 차원에서 회의를 열흘 뒤 재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당연직 추천위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박 의장의 야당 몫 위원 추천 제안을 받아들이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결을 주장했던 여당 몫 위원들도 추 장관의 제안에 28일 회의 속행에 동의했다고 한다.추천위는 결원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28일에는 '6인 체제'로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의장은 국민의힘에 오는 24일 오후 5시까지 추천위원을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추천위는 오는 23일 오후 6시까지 위원들의 후보자 추가 추천도 허용하고, 기존 후보군과 함께 심사하기로 했다.

다만 야당의 새로운 추천위원에게는 후보 추천권을 주지 않기로 했다.

기존 후보군 중 석동현, 한명관 후보자는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날 회의는 야당의 비토권을 삭제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후 처음 개최돼 여당 내에서는 공수처장 후보 선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추천위가 이날 결론을 내지 않은 것은 여당의 입법 독주에 대한 비판 여론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야당에 한차례 기회를 더 줌으로써 후보 선정 절차의 정당성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연내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불발돼 대단히 아쉽지만, 28일 회의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