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결국…논문 표절 인정 "빠져나갈 궁리만 했다" [전문]

홍진영 "조선대 논문 표절 잠정결론, 받아들일 것"
"모든 걸 인정하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다"
홍진영 자필사과문 게재 /사진=한경DB, 인스타그램
가수 홍진영이 조선대학교 측의 논문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인다며 자필사과문을 게재했다.

18일 저녁 홍진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미 많이 늦었고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어 펜을 들었다"고 썼다. 이어 "신곡으로 컴백하는 날 논문 표절 기사가 터졌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겁이 났고 머릿속이 하얘졌다"면서 "그때까지도 저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홍진영은 "'교수님이 문제 없다고 했는데', '학위로 강의할 것도 아닌데'라는 식으로 합리화하기에 급급했다. 제가 살아온 모든 것이 거짓으로 비춰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위를 반납하면 넘어가 주시지 않을까, 혹시 그만 용서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다. 그래서 관례라는 표현을 썼다.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홍진영은 "조선대학교 측의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다"면서 "지금도 밤낮없이 석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큰 실례를 저질렀다. 죄송하다.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조선대학교 대학연구윤리원 산하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최근 홍진영의 석사 논문이 표절에 해당하는지 조사한 결과 잠정 표절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석사 논문이 표절로 결정되면 홍진영의 석박사 학위는 자동으로 취소된다.

홍진영의 석사 논문은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했고, 논문 전체 문장 556개 중 6개 어절이 일치하는 동일 문장이 124개, 표절로 의심되는 문장은 365개라는 결과가 나왔다. 표절률 관련 법으로 마련된 기준은 없지만, 통상적으로 표절률 15~25%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알려져 있다.하지만 홍진영 측은 논문 표절과 관련해 선을 그어왔다. 홍진영은 논란 당시 공식입장을 내고 "카피킬러 시스템은 2015년부터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했으며 50퍼센트가 넘는 표절을 걸러내기 위해 시작된 제도 이기에 해당 시스템이 없었던 2009년 심사된 논문을 검사 시 표절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검증 방법은 시기적 오류가 있는 검증이며 본 논문은 홍진영의 창작물로서 타 논문을 표절한 일이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결국 논문 표절 의혹 한달여 만에 홍진영은 직접 입을 열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게 됐다.

다음은 홍진영의 자필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홍진영입니다.이미 많이 늦었고 돌이킬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신곡으로 컴백하는 날 논문 표절 기사가 터졌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너무 겁이 났고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욕심을 못 버렸던 것 같습니다.. 표절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수님이 문제없다고 했는데', '학위로 강의할 것도 아닌데' 하는 식으로 제 자신을 합리화하기 급급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이 거짓으로 비춰질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제가 학위를 반납하면 그냥 넘어가 주시지 않을까, 혹시 그만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관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어쩌면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잘못하면 제대로 사과하고 혼이 나야 하는데 저는 반성 대신 변명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성숙하지 못했고 어른답지도 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조선대학교 측의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습니다. 지금도 밤낮없이 석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도 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죄송합니다.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가진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앞으로 조용히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의미 있고 좋은 일들을 해가며 제가 받았던 사랑을 갚아 나가겠습니다.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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