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아들 300여명 생환에 흐느껴 껴안고 땅에 입맞추고

나이지리아 부모들 납치사건 일주일 만에 자식과 감격 해후
부모들은 흐느끼며 아이들에게 떼지어 몰려가 끌어안았고 땅에 입을 맞추고 감사를 올렸다. 일주일 전 나이지리아 북서부 카트시나에서 괴한들에 납치된 남학생들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돌아오자 애타게 석방을 기다리던 부모들의 반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수백 명의 부모들은 먼지투성이고 충격으로 멍해 보이는 아이들 344명 가운데서 저마다 자식을 찾으려고 서로 거칠게 밀쳤다.

소년들은 버스로 이날 아침 도착했다. 마침내 아들을 찾은 부모들은 기뻐하며 얼싸안았다.

기쁨에 겨운 함자 칸카라는 그녀의 아들 라왈을 무리 속에서 찾은 후 "신이 내게 천국을 주신 것 같을 정도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다른 남성은 무릎을 꿇고 땅에 키스하며 신에게 어린 아들의 귀환을 감사했다. 그리고 소년을 꽉 껴안은 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피랍 소년 가운데 한 명은 익명으로 납치범들이 자기들은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 대원이라고 말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그러나 자신이 보기에는 그냥 무장 산적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이지라아 어라이즈 TV에 "그들은 아침과 밤마다 우리를 때렸다. 우리는 진짜 고생했다.

그들은 하루에 한 번 음식을 주고 물은 하루에 두 번 줬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숲속을 맨발로 걷고 가시에 찔리며 돌에 걸려 넘어지면서 납치범들에게 끌려다녔다.

당국은 전날 보안군이 아이들을 구출했다고 말했다.
군은 "신빙성 있는 정보"에 근거해 행동해 피랍 소년 344명을 모두 풀려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랍된 학생이 수백 명이고 아직도 인질로 잡혀 있는 소년들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국은 지난 2014년 여학생 270여 명이 보코하람에 납치됐을 때 학습효과를 살려 이번에는 훨씬 빨리 대응에 나섰다.

당시 피랍 소녀 100여 명은 아직도 실종 상태다.

카트시나의 주지사는 아이들의 몸값을 지불하지는 않았다고 했지만, 납치범들과 당국의 석방 협상에서 모종의 양해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신의 출신 주에서 그것도 자신이 방문하고 있을 때 납치 사건이 일어나 곤혹스러웠던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구출된 소년들을 접견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학업에 정진하라"고 격려했다.

지난 11일 밤 남학생 기숙학교에 오토바이를 탄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아이들 최소 300여 명을 납치해갔다.

이후 보코하람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준동하던 보코하람이 이번 사건이 일어난 북서부의 산적들과 최소한 동맹을 맺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나이지리아 대표인 피터 호킨스는 아직 괴한들에게 붙잡혀 있을지 모르는 다른 아이들의 신속한 석방을 촉구하면서 "학교는 안전해야 한다. 아이들은 공격의 타깃이 돼선 결코 안되지만 나이지리아에선 너무나 자주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