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女에겐 성폭행·男에겐 폭력…민주당의 진보 갑질"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0일 "이용구 차관은 우리법연구회와 민변 출신인 것으로 한다"며 "이 사건이 충격적인 것은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마저도 '갑질'의 습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권력층의 갑질 문화'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주당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장한 운동을 하셨길래, 자기들에게 여자에게는 성폭행, 남자에게는 폭력을 가할 권리가 있다고 믿게 된 걸까"라며 이렇게 남겼다.
앞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술에 취해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는 등 폭행을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1월 당시 변호사였던 이 차관은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 택시를 타고 도착했다. 택시 기사는 술에 취했던 이 차관을 깨우는 과정에서 멱살이 잡혀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이 차관을 추후 조사하기로 하고 돌려보냈다.

하지만 조사에 나선 경찰은 '혐의없음'으로 종결했다. 택시기사가 이 차관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이 사건을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하는 단순폭행으로 봤다.

일각에서는 운행 중 폭행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직후 진 전 교수는 "운전자 폭행은 중대한 범죄다. 게다가 이는 권력층에 의한 서민 폭행 사건"이라며 "입으로 '개혁'을 떠드는 이들의 머릿속이 신분제적 사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법에 예외는 없다"며 "검찰은 이 사건 재수사해서 가해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하고 사건 무마 과정에서 혹시 다른 배경은 없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