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코로나 확산에 한파까지…시민 발길 끊긴 서울 도심

식당·마트·영화관 한산…성탄절 앞두고 백화점만 붐벼
3단계 격상 가능성 우려 속 식료품 구매·미용실 방문도

일요일인 20일 서울 도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다 한파까지 겹치며 썰렁하다 못해 스산한 분위기마저 자아냈다.신규 확진자가 연일 1천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에 시민 대부분은 외출을 자제했다.

다만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일부 백화점에는 쇼핑을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 점심시간 도심 식당가 썰렁…마트·영화관도 한산
이날 정오께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번화가는 평소 주말과 달리 시민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했다.식당은 대부분 문이 열려 있었지만, 점심시간에도 식사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으나 대형마트 역시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은평구의 한 대형마트 식품 매대 주변에는 주말을 맞아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드문드문 있었다.가공식품 코너를 지키던 한 직원은 "최근 주말과 비교해볼 때 손님이 크게 늘진 않았다"고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량으로 식품을 구매하는 일부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60대 남성은 마트 바깥에서 가족과 함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뒤편에 컵라면과 생수 등을 가득 싣고 있었다.그는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에 평소보다 장을 더 많이 보기는 했다"며 "3단계로 올라가도 마트는 문을 연다지만 되도록 밖에 자주 안 나오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영화관 역시 관객들의 발길이 끊겨 적막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영화관의 예매 현황을 살펴보니 착석 가능한 좌석의 5%도 차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대학생 홍모(23)씨는 "어차피 지금 영화관에서는 음식 섭취가 어렵고 코로나 상황도 심각해서 팝콘만 포장해 집에서 영화를 보려 한다"고 말했다.
◇ 성탄절·연말 앞두고 백화점 '북적'…미용실 찾는 사람들도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백화점은 북적였다.

이날 정오께 강남구의 한 백화점에는 쇼핑백을 손에 들고 매장 구경을 다니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식품관과 푸드코트 등이 모여있는 지하 1층은 한때 지나가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북적였다.

케이크가 다 팔려 매대가 비어 있거나 10여명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매장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이라 남자친구 선물과 케이크를 사러 왔다"며 "길거리는 적막한데 백화점 안에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거리두기 격상 가능성을 대비해 머리를 정돈하러 미용실을 찾기도 했다.

직장인 정모(32)씨는 "미용실 방문을 꽤 오래 미뤘는데, 3단계 격상 이야기도 들리고 해서 오늘은 시간을 내 염색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일부 미용실은 매장 앞에 '매일 소독하고 손님과 거리두기를 지킨다'는 등 방역 관련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걸어두기도 했다.

헤어디자이너 남모(33)씨는 "미용실에서도 소규모 감염이 있었다는 기사가 나고 나서 손님들이 불안해하는 탓에 이런 식으로라도 홍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확진자 급증에 병상 부족…자택 대기 중 사망자 나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 575개 중 38개뿐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 중증환자 치료 가용 병상은 경기 2개, 인천 1개 등 3개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은 일반 중환자 치료 병상까지도 바닥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확진 판정 후 자택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께 서울 구로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후 자가격리 중이던 60대 남성이 숨졌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서울에서 확진된 60대 환자가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15일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정부는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학병원 등을 대상으로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