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동남아行 컨선 운임도 급등…수출기업 "내년 사업계획 못 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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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노선 상승세 주춤해지자“블랙프라이데이가 끝나면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에 유럽 노선 운임이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국내 A화학업체 사장)
유럽 석달새 3배 가까이 뛰어
내년 2월까지 강세 전망에 고심
미주와 유럽 노선이 서로 핑퐁을 치듯이 해상 운임이 오르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수출기업들은 물류 때문에 내년 사업계획을 못 짤 정도라고 고민을 토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내년 2월까지 운임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8일 2411.82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00.11포인트 올랐다. SCFI는 지난달 6일 이후 매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6월 초 925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두 배 넘게 폭등한 것이다.
올해 글로벌 해운운임 상승세를 이끌었던 미국 서안 항로 운임의 상승세는 주춤해졌다. 1FEU(12m 컨테이너 1개)당 3900달러로, 지난주보다 48달러 내렸다. 지난달 말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11월 27일)를 기점으로 물동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최근에는 아시아~유럽 노선이 들썩이고 있다. 유럽 노선의 운임은 1TEU(6m 컨테이너 1개)당 3124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3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난 10월 1000달러 선에서 불과 석 달 새 세 배로 뛰면서 최고점을 찍었다. 유럽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물류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지 못하는 것도 운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동남아시아 인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로 향하는 운임도 줄줄이 올랐다.
이달 말부터 컨테이너선 운임이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무너지면서 내년 1분기까지 해운대란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독일 해운업체 하파그로이드는 아시아지역의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최소 6~8주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건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은 “내년 2월 중국 춘제 전까지 선복과 박스 부족으로 운임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