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핀테크기업들, 당국 경고에 온라인 예금상품 중단

앤트그룹 "당국 요구에 따른 것…기존 이용자 영향 없어"
앤트그룹 등 중국의 핀테크 기업들이 온라인 예금 상품 서비스를 잇따라 중단했다. 이 같은 조치는 규제 당국이 핀테크 업체를 통한 온라인 예금으로 금융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데 따른 것이다.

21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앤트그룹과 바이두(百度), 징둥(京東), 텐센트(騰迅·텅쉰) 등 4개 업체가 최근 며칠새 온라인 예금 상품을 관련 앱에서 내렸다.

앤트그룹은 감독 당국의 요구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했다면서 이미 관련 상품을 통해 예금한 이용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바이두 측도 "앞으로 감독 정책 요구에 따라 관련 업무를 계속 개선할 것"이라고 했으며 징둥금융도 규제 정책과 지도를 잘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예금을 유치하는 은행은 대부분 지방 중소은행이며 심지어 농촌은행도 있다.

감독 당국은 대규모 자금이 리스크가 큰 지방은행으로 들어가는 것을 우려해왔다. 쑨톈치(孫天琦) 인민은행 금융안정국장은 지난 15일 한 포럼에서 디지털 플랫폼 금융상품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쑨 국장은 지방 중소은행들이 핀테크 업체를 통해 전국적으로 예금을 유치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 은행들이 지역 내에서만 영업하도록 제한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 업체가 금융 감독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무면허' 금융 업무를 하고 있으며 이는 "불법 금융활동"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중소 은행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하고 핀테크 업체에 커미션을 지급해 자금 비용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고수익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중소은행들의 자산이 부실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쑨 국장은 경고했다.

러우즈웨이 전 중국 재정부장도 단일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지나치게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면 부실 대출을 양산할 수 있다고 전날 경고했다.

그는 이름을 밝히지는 않고 한 금융 플랫폼이 많은 은행들과 협력하며 수 조 위안을 대출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 플랫폼의 '대마불사(大馬不死) 위험'(규모가 크면 쉽게 망하지 않는다는 안일한 의식)를 막기 위해 단일 플랫폼이 제휴할 수 있는 은행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