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음성·진천 병원 3곳 덮친 코로나19…감염경로 '오리무중'

환자 이동 잦은 협력병원 고리로 일주일 새 88명 무더기 확진
추적조사 어렵고 외부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도…역학조사 난항

최근 일주일 사이 충북 괴산·음성·진천에서 병원을 연결고리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88명이 무더기로 나온 것과 관련, 방역당국이 감염원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첫 확진자(지표환자)가 나온 이후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단감염이 이뤄지고 있으나 최초 감염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1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괴산성모병원에서는 이날까지 총 31명이 확진됐다.

또 이 병원과 협력관계인 음성 소망병원에서 46명, 진천 A병원에서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신과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소망병원과 A병원의 외래환자를 괴산성모병원이 전담 치료하고 있어, 이들 병원 간 환자 이동이 잦다.

방역 당국은 이 과정에서 병원 간 감염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건 괴산성모병원이다. 골절 치료를 위해 이곳에 입원해 치료받던 환자 B씨가 지난 15일 소망병원으로 돌아온 뒤 5시간 만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는 퇴원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지만, 최종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장기입원 중인 소망병원으로 이동했다.

이후 B씨와 같은 병동 환자 6명이 한꺼번에 확진되면서 감염자가 쏟아졌다. 삽시간에 병원 내부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진 것은 공용시설을 함께 쓰는 내부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사이 소망병원 환자들이 옮겨 입원한 괴산성모병원에서도 감염자가 잇따랐다.
A병원 역시 괴산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은 환자들이 되돌아온 뒤 이들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퍼졌다.

표면적인 감염의 고리는 괴산성모병원이 주목된다.

하지만 이들 병원 간 환자 이동이 잦아 시발점을 성모병원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통상 병원에 입원할 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하는데, 잠복기일 때는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A씨가 소망병원에서는 잠복기에 있었고, 괴산성모병원에서 발현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또 지역과 무관하게 입원이 이뤄지는 정신과 전문병원의 특성상 타지 보균자에 의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충북도 관계자는 "새로 입원하는 환자를 일정기간 격리공간에 두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두면 좋겠지만, 지방 병원의 경우 시설이 열악해 외부 보균자 차단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또 "집단감염 병원들은 환자 이동이 잦고, 환자를 상대로 한 조사도 쉽지 않아 최초 감염경로를 찾는 게 여의치 않지만 지역 확산 방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은 3개 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병동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조처하고 지속해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