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천명 밑돌듯…확산세속 수도권 내일부터 5인이상 모임금지

방역지표 빨간불…지역발생 일평균 1천명 육박…사망자-중환자 급증
3단계 대신 '핀셋방역'…성탄절·새해연휴 방역 강화대책 오전 발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기승을 부리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천명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 16∼21일 닷새 연속 1천명대를 기록한 뒤 휴일 검사 건수 감소 영향으로 21일 900명대로 내려왔지만,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22일 신규 확진자도 1천명 아래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지만, 그간의 주간 환자 발생 흐름으로 볼 때 이번 주 중반부터는 다시 확진자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신규 확진자 수뿐만 아니라 중환자와 사망자도 급증하는 등 방역 지표 전반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정부는 다각도의 방역 대책을 마련하면서도 향후 확산세가 다소 꺾일 수 있다는 기대 속에서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야기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대신 수도권 5인 이상 모임 금지, 성탄절과 새해 연휴 기간 특별조치 등 '핀셋 방역'을 통해 확산세를 억제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이 조치로도 안 되면 남은 카드는 3단계 격상밖에 없다.
◇ 이틀 연속 1천명 아래 가능성…1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989명, 사망자 24명 최다 기록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26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치를 기록한 직전일의 1천97명과 비교하면 171명이나 줄었다.

지난 15일(880명) 이후 엿새 만에 세 자릿수로 내려온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약 2만5천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발표될 확진자도 1천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총 581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대의 614명보다 33명 적었다.

집계를 마감한 밤 12시까지도 뚜렷한 급증세를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연속 1천명 아래를 기록하더라도 이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전체적으로는 아직 코로나19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 '방역 사령탑'인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다음 주에는 하루에 1천∼1천200명 사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감염 예상 규모를 한 주 전 발표(950∼1천200명) 때보다 다소 높게 잡았다.

1천명대 확진자가 연일 나오면서 누적 확진자도 이미 전날(5만591명) 5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0일(4만94명) 4만명대로 올라선 지 불과 11일 만이다.

최근 1주일(12.15∼21)간 상황만 보면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1천15명꼴로 나온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989명에 달해 1천명에 육박했다.

3단계 격상 기준(전국 800∼1천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시)을 꽉 채운 셈이다.

사망자와 중환자 등 다른 방역 지표도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20일에만 무려 24명이 목숨을 잃어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사망자로는 가장 많았다.

이전의 하루 최다 사망자 기록은 지난 16일의 22명이었다.

위중증 환자 규모도 200명대 후반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주요 지표가 크게 악화하고 있는 것은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 여파로 중환자도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는 지금까지 총 217명이 확진됐고, 강서구 성석교회 사례에서는 현재까지 총 21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동일집단(코호트) 격리가 내려진 경기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는 146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시흥시 요양원에서도 10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돼 누적 확진자는 28명으로 늘었다.

비수도권에서는 교회 집단감염 사례가 많았다.

특히 경북 지역에서는 경산시, 구미시, 안동시 소재 교회와 관련해 10명 이내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했다.

대구에서도 달성군 영신교회에서 시작된 감염이 경북 경산시 기도원과 전북 익산시 종교시설로 이어져 누적 확진자가 100명으로 불어났다.
◇ '3단계 카드' 꺼리는 정부 "확산세 억제 효과 있어"
정부는 지난 8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각각 2.5단계, 2단계로 상향 조정한 이후 확산세가 다소 억제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3단계 격상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현행 거리두기와 관련해 "아주 큰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억제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 임시 선별검사소를 통해 신규 확진자가 500명 가까이 발생했고,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큰 규모의 집단감염이 있었으나 (확진자 수가 현 수준에서) 계속 유지되는 것은 거리두기 효과를 통해 감염 재생산지수가 억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고도의 사회적 활동 중단 조처를 취해야 하는 타이밍이냐, 아니냐를 고심하고 있다"면서 "뚜렷한 반전 없이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를 대비한 3단계 격상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도권, 내일부터 5인이상 모임금지…정부, 오늘 성탄절·새해 연휴 방역관리 강화 방안 발표
정부는 3단계 격상에 앞서 일단 수도권의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성탄절과 새해 연휴 방역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모양새다.

일종의 '핀셋 방역' 조치다.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는 전날 오후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5인 이상 모임 금지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적용 시기는 23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 밤 12시까지다.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되는 모임은 실내외를 불문하고 동호회·송년회·신년회·직장 회식·집들이·돌잔치·회갑연 등 친목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사적 만남이 대상이다.

다만 공무 수행이나 기업경영활동, 필수 일상생활 관련은 예외다.

결혼식과 장례식도 2.5단계 기준(50인 미만, 서울시 장례식장은 30인 미만)을 유지하도록 해 이번 조치에서 제외했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이날 성탄절과 새해 연휴에 대한 방역관리 강화 방안도 발표한다. 스키장 등 겨울 스포츠시설과 해돋이 여행에 더해 집단감염이 심각한 수도권 요양병원 등에 대한 추가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