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고향 못가는 외국인들, '행복텃밭' 가꾸며 그리움 달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농장물 재배 방법 알려줘
감자·고구마 등 직접 수확
우울증 해소 워크숍도 마련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주말농장에서 농산물을 재배하는 외국인 가족. 인천경제청 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대상으로 ‘코로나19 극복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계속되면서 타국에서 힘든 생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은 올해 처음으로 송도국제도시 송일초 인근에 거주 외국인을 위한 주말농장 제공 사업을 시작했다. 외국인에게 한국 농산물 재배를 직접 경험하게 하면서 생활 거주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가족 중심의 안전한 외부 활동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주말농장에 참여한 외국인 농부들은 행복텃밭에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어 감자와 고구마는 물론 무, 방울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을 수확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인 크리스티나 마이온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외출하기 부담스러웠는데, 한적한 텃밭에서 가족끼리 대화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내년에는 거주 외국인의 고향 작물을 가져와 재배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인천경제청은 또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고향에 가지 못하는 외국인을 위해 웰빙워크숍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오랜 타지 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외로움, 스트레스,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정신 건강 프로그램이다. 지난 5월 외국인 16명이 참가한 웰빙 워크숍은 매주 1회씩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워크숍에 참가한 한 외국인은 “외국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안감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웰빙워크숍이 거주 외국인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리고 차기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올해 거주 외국인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요가 강좌를 실시했다. 한 달에 10여 차례 실시간으로 진행된 요가 강좌는 외국인이 가정에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심신수련법이다. IFEZ에 거주하는 외국인 52명이 참가했다. 인천경제청은 심신 수련 운동 종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인천경제청은 외국인의 안정적인 국내 생활 정착 지원을 위해 세탁기 사용법, 병원·약국 이용, 문화 활동 안내 등 다양한 일상생활의 궁금증을 ‘웹 교과서’로 제공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주말농장, 한국어 말하기 대회, 웰빙워크숍 등 외국인이 타국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공헌 활동을 계속하기로 했다.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실, SNS를 통한 코로나19 현황 및 방역 정보 제공 등 거주 외국인에 대한 다양한 공헌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실시되는 한국어 교실과 별도로 내년 상반기에는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열어 외국인 거주자의 국내 정착을 돕는 언어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경우 외국인 동호회와 협의해 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이 반영되는 지구촌 명절축제를 10월에 열기로 했다. 11월 IFEZ 자선바자회, 12월 IFEZ 송년행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은 “IFEZ 거주 외국인은 코로나19 시대를 내국인보다 더 힘들게 겪고 있다”며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외국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공헌 활동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