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 삼호어묵 "착각하고 있는 것은 문준용 본인" [전문]

삼호어묵 "문준용, 몇 살인데 이런 식으로 글"
"이름 들어도 文 아들이라는 걸 누구나 알아"
"착각하는 것 같은데" 표현 대통령에 도움안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 지원금 1400만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두고 "(재단이 지원금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고른 것"이라는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부 논객 ‘삼호어묵’은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름만 들어도 대통령 아들이라는 것을 누구나 아는데 "(재단이)마음 편히 대통령 아들을 떨어뜨릴 수 있었을까"라고 지적했다.삼호어묵은 "백 보 천 보 양보해서 당신이 다 잘했고 다 억울하더라도, 당신이 지금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상대는 바로 당신 아버지가 섬겨야 할 국민"이라면서 "당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당신 아버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름대로 억울함도 답답함도 물론 있을 줄 안다. 그런데 그 억울한 거 답답한 거 성질대로 다 따박따박 따질 수 없는 자리가 바로 그 자리 아닌가?"라며 "설마 아버지가 출마하면서 가족들한테 그런 얘기도 안 해 주셨나? 앞으로 힘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얘기 안 해 주시던가? 그냥 해외 많이 다니고 돈 많이 벌고 큰 집 살고 우리나라에서 내가 제일 높으니까 킹왕짱인 자리이기만 하다고 하시던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착각하는 것 같은데~'라니....백보 천보 양보해서 당신이 다 잘 했고 다 억울하더라도 당신이 지금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상대는 바로 당신 아버지가 섬겨야 할 국민이다"라며 "당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당신 아버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아울러 "시골 촌구석에서 구멍가게 하는 내 어머니는 전 국민이 받았던 지원금도 ‘우리는 그래도 살 만 한데 이거 미안해서 어떻게 받느냐’고 나에게 말씀하셨다"며 "혹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에게 그런 말을 안 해주셨는지 궁금하다"며 했다.

앞서 문준용 씨는 "멈춰 버린 산업을 장려하는 이번 지원금은 그러한 취지로 처음부터 사용 규칙을 정하고, 계획을 상세하게 제시받아 적절한지를 심사해 저를 선정한 것이다"라며 "지원금은 별도 통장에 넣어 작가가 함부로 손대지 못하게 하고, 영수증 검사도 철저히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소액은 작가 인건비로 집행된다"며 문준용 개인에게 지원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 다른 글을 통해서는 "방역 지침은 준수하고 있으니 걱정 마라. 미술 전시회가 무슨 파티 같은 곳이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전시회는 작품을 파는 곳”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고 그거라도 해야겠으니 피눈물을 흘리며 혹여 한 점이라도 팔아보려는 거다. 비디오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놓으면 다음에라도 팔리겠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 시국에 전시회 하지 말라는 건, 예술가들 모두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만 있으란 거냐. 아무도 초대하지도 못했다"며 "여기저기 계약해 놓아서 취소할 수도 없다. 만약 3단계 시행되면 바로 문 닫을 각오하고 하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문준용 씨는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을 통해 서울시로부터 14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은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지난 4월 코로나19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예술인 및 예술단체를 돕기 위해 45억원의 추경예산으로 마련한 사업이다. 문준용 씨가 지원한 시각 분야에서는 281 신청자 중 46팀이 선정돼 600만~14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다음은 논객 삼호어묵 글 전문.



전시회를 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그가 딱히 크게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혹자는 굳이 이 시국에, 라고 비난을 하지만

미술 전시회야 뭐 식당도 아닌데

그냥 마스크 쓰고 서로 거리 지키며 눈으로 보면 되는 것 아닌가

물론 ‘대통령 아들’ 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타의 모범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받을 바가 있겠으나

그분이야 대통령 자식으로서 당하는 불이익(?????)에

평소 분개하는 분이란 걸 알고 있으니

그런 처신까지는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다

정작 내가 경악한 것은 전시회를 연다는 사실 자체가 아닌

그가 sns에 올린 글줄이다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로 시작하는 글을 보고

한동안 말을 잃었다

도대체 몇 살인데 글을 이런 식으로밖에 못 쓸까

찾아보니 놀랍게도 나와 정확히 같은 나이 또래다

단언컨대 대통령 직계 가족으로서는 물론

이제 사십줄에 들어서는 이로서도 쓸 만한 글이 아니다

내가 만약 대통령 딸이고 당신의 입장이라면 이렇게 썼을 것이다.

[저로 인해 물의가 빚어지고 있어서 무척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사실상 대통령 자녀라 해서 어디서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저 역시 제 일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사람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저 역시 경제적으로 무척 곤란한 입장이어서

이 지원금을 내가 받아도 되는가 라는 한자락 망설임이 없지 않았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자는 짧은 생각에 눈 딱 감고 신청한 것이

그만 큰 물의를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이제 와서 늦었지만 제 생각의 짧음을 반성합니다.

응당 저보다 더욱더 어려웠을 업계 동료들에게 돌아갔어야 합니다.

이미 받은 지원금은 저보다 더 어려운 동료에게 돌아갈 수 있게 반납하겠습니다.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더욱더 자중하며 제 일에 전념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래도 모자랄 것을

다짜고짜 글머리가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 란다

내용을 읽어보니 본인은 굉장히 억울한 모양이다

말인즉슨 부정수급을 한 것도 아니고

정당하게 신청해서 정당하게 심사받고

정당하게 선정된 건데 뭐가 문제냐 이 얘긴 것 같다

아니

착각하고 있는 것은 본인이다

회장님 친손자분이 입사를 해도

상사들이 다 인사고과 심사해서 진급시킨다

근데 그 심사가 진짜 심사라고 보는가?

어느 부장이

어느 임원이

회장님 친손자분더러

아 저ㅅㄲ 근태 안좋다고 진급 누락시키라고

지방 공장으로 보내버리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회장님 친손자분이 나이 삼십줄에 떡하니 부장을 달아놓고

‘착각들 하는 거 같은데~

나도 다 심사받고 정당하게 진급한거야'

이러고 있으면 듣는 사람의 기분은 어떠하겠는가?

당신의 이름 석자만 가지고도

대통령 아들이라는 걸 업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과연 심사하는 사람들이

마음 편히 대통령 아들을 떨어뜨릴 수 있었을까?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나이 사십 줄에 어찌 그리 세상물정을 모를까?

물론 나는 그의 신발을 신고 걸어본 적이 없으니

그의 입장을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

대통령 자식이라는

그 억울하고 힘들고 곤욕스러운 자리를 가질 불운이

다행스럽게도 내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아들이란 자리에 있으면서

나름대로 억울함도 답답함도 물론 있을 줄 안다

그런데 그 억울한 거 답답한 거

성질대로 다 따박따박 따질 수 없는 자리가 바로 그 자리 아닌가?

설마 아버지가 출마하면서 가족들한테 그런 얘기도 안 해 주셨나?

앞으로 힘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얘기 안 해 주시던가?

그냥 해외 많이 다니고 돈 많이 벌고 큰 집 살고

우리나라에서 내가 제일 높으니까 킹왕짱인 자리이기만 하다고 하시던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라니....

백보 천보 양보해서 당신이 다 잘 했고 다 억울하더라도

당신이 지금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상대는

바로 당신 아버지가 섬겨야 할 국민이다

당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당신 아버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옛말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했다

이번에는 이 속담이 부디 틀렸기를 바란다

당신은 팥이더라도

아버지는 부디 콩이었으면 좋겠다 이말이다

왜냐

당신 아버지가 바로 우리나라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위의 글은 세간에 유행하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이 대통령 아들이라 무척 분하고 억울한 모양인데

국민들로서는 한번 대통령 아들이라서 억울해 보고 싶은 심정이다

참고로 시골 촌구석에서 구멍가게 하는 내 어머니는

지난 봄엔가 전국민이 받았던 지원금도

‘우리는 그래도 살만 한데 이거 미안해서 어떻게 받느냐

우리보다 힘든 사람들도 많은데'고 나에게 말씀하셨었다혹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에게 그런 말을 안해주셨는지 궁금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