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전자' 등극에…이재용 주식분 상속세만 11조 '역대 최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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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재용 상속세액 결정삼성전자가 '7만전자'에 등극하는 등 최근 삼성그룹주(株)가 상승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치러야 할 대가도 커지고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으로 내야 할 상속세가 역대 최대 수준인 1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서다.
'7만전자' 삼성그룹주 상승에 이건희 주식 재산 '최대'
사망일 기준, 4개월 주식 흐름 시가 평균해 상속세 부담
재원 마련 분주…배당확대 및 지분 매각 가능성
삼성그룹주 상승…이건희 주식평가액만 22조
22일 재계와 국세청,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건희 전 회장의 주식 가치에 따른 상속세는 11조원이 넘는다.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랠리를 펼치고 삼성그룹주 주가도 오르면서 세부담은 두달 전 예상에 비해 큰 폭 늘어났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건희 전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4.18%로 2억4927만3200주에 달한다. 이밖에 삼성전자우(우선주)가 61만9900주(지분율 0.0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에스디에스 9701주(0.01%) 등이다.주식재산에 대한 상속세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 전후 2개월(총 4개월)의 주식 흐름을 따져 평가액을 따진다. 주가가 매일 변동하는 점을 고려해 일정 기간만 계산하는 것이다. 이 전 회장이 지난 10월25일 사망함에 따라 주식재산에 대한 상속세 규모는 공식적으로 지난 8월24일~12월22일까지의 주식 흐름을 따져 시가 평균 금액으로 결정된다.
유족들은 24일까지 지켜본 후 평가액을 산정하고, 납부기한인 내년 4월 30일 이전까지 평가액의 60%를 상속세로 납부하면 된다.21일 종가 기준으로 산정한 이 전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22조945억원 규모다. 이 전 회장이 보유중인 주식 재산의 역대 최고치다. 이를 기준으로 봤을 때 이 부회장 등 유족이 내야할 상속세는 11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이 전 회장 명의의 용인 땅과 용산 한남동 자택 등 부동산, 미술품, 채권, 현금 등 개인 자산을 합하면 최소 1조원의 상속세가 추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부담…재원 마련에 촉각
업계에선 유족들이 상속세를 최대 5년간 분할납부(연부연납)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신고·납부 때 '6분의 1' 금액을 내고 연이자 1.8%를 적용해 나머지를 5년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천문학적인 상속세 부담에 이 부회장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일차적으로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배당을 확대해 마련될 전망이다.유족들이 받는 배당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새로운 배당 규모와 추가 환원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대비 20~30% 배당 증가를 가정하면 내년 이후 삼성전자 배당은 연간 주당 1700~1800원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종가(7만3000원)와 비교해도 삼성전자는 2.5~3.0% 가까운 배당주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유족이 보유한 현금과 배당 확대만으로는 매년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혹은 이 부회장이 갖고 있는 삼성에스디에스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증여받는 방식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증여함으로써 9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회사가 부담하는 것이다.
유족들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거나 이 전 회장이 상속재산을 공익법인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다만 이는 지배구조 이슈 문제로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어떤 시나리오로 진행이 되든 상속세 부담과 관련한 삼성그룹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당장 내년에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대한 선고와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까지 얽혀 있다. 여기에 일명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 여부도 지배구조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