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수천억 사기꾼 불구속 수사…전해철과 유착 의혹"

김용판 "일반인이라면 불구속 불가능"
전해철 "개인적 친분 없어…근거 없는 의혹"
가운데가 김 모 회장. 왼쪽은 전해철 후보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수천억원 대 사기 혐의자가 주최한 행사에 여러차례 참여하는 등 유착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해철 후보자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김모 회장은 수천억원대 사기 혐의와 폭행, 협박, 간음 등의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본부장인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조직본부 산하 조직특보단에 속해있던 '못난 소나무'라는 단체의 대표이기도 하다. 민주정부 지킴이를 자처하는 이 단체는 전국 여러 곳에 산재해 회원들을 민주당에 입당시키는 활동도 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의 창립총회 사진을 보면 국회에서 대회의실을 빌려 창립총회도 열고 여당 의원들과 교류도 상당히 활발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범계 의원과 황희 의원 등 소위 친문이라 불리는 여당 의원들도 행사에 참석했다.

김 회장은 자신의 직원들을 '못난 소나무'에 가입시키고, 팀장급 이상은 회비까지 강제로 내게 했다고 한다. 전해철 후보자가 경기도지사 후보로 당내 경선을 앞둔 2018년 2월에는 이 단체 행사에서 특강도 했다.

특히 김 회장은 직원과 주변 사람을 회유하거나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여권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한다. 김용판 의원은 "그중 한 사람이 바로 전해철 후보자"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김 회장을 수천억 원 규모 사기 혐의와 공동폭행·협박, 위계에 의한 간음 등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하고 검찰에서도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 김용판 의원은 "일반인이라면 이 정도의 범죄에 불구속이 가당키나 하겠나.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에게만 법이 관대하게 작동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을 지내고 오랫동안 정치를 해온 여당 중진 의원인 전해철 후보자가 당시 지방선거 등으로 민감한 시기에 여기서 특강을 했다. 그런데 김 회장과 특별한 관계가 없다고 하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전 후보자가 김 회장이나 이 단체로부터 도움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못난 소나무 관련 사건은 단순 사기 사건을 넘어 권력 유착 가능성이 있다. 소위 정치 게이트 사건일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검찰의 엄정한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해철 후보자 측은 "해당 단체 회장과 전혀 개인적인 친분이 없으며, 근거없는 의혹제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