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美 증시, 최소 10% 조정 온다…많이 오른 주식 팔아라"

모건스탠리에서 뉴욕 증시가 향후 몇 달 안에 최소 10% 이상 조정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그러면서 올해 가장 많이 오른 주식을 지금 팔고, 조정이 오면 새로운 매수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수석전략가는 21일 팟캐스(An Exhaustion Point for Good News?)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도 상승장 추세가 너무 오래 지속됐다는 이유로 대량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윌슨은 올해 월스트리트에서 각광받아왔다. 지난 4월 말 “미 중앙은행(Fed)와 싸우지 말라”면서 강세론을 부르짖었고, 지난 9월엔 조정장(10월)을 예고했었다.
이날 장 초반 뉴욕 증시에서는 S&P 500 지수가 2% 가까이 급락했다. 영국이 감염률이 기존보다 70%나 높은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지난 주말 런던 등을 완전 봉쇄하기로 하고, 프랑스 독일 등은 영국과의 통로를 차단한 탓이다. 백신 보급에 따른 경제 회복을 믿어온 투자자들이 돌연변이 출현에 우려에 휩싸이면서 이날 유럽 증시도 2% 안팎으로 하락했다.
윌슨 CIO는 "투자자들은 예상치 못한 하락이 발생하면 사람들이 그 이유를 알고 싶어한다"며 "이번 매도세의 원인은 영국의 변종 바이러스와 이에 따른 봉쇄 확대와 여행 제한으로 보이지만, 내 생각에 그건 실제 동인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끔식 시장에선 이유없는 매도세가 발생하며 많은 경우 너무 지나치게 뻗어나간 추세에 지친 경우"라며 "이번 일도 현재 상승장이 오래 지속된 때문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윌슨 CIO는 "현 시점에서 주식 매각을 강력히 제안한다"며 "지난 8주간 좋은 뉴스들이 이어지면서 시장이 한 쪽으로 치우쳐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미 의회는 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에 합의하고 의회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윌슨 CIO는 "지난 8주간 이어져온 의회의 부양책 논의가 마침내 합의됐다"면서 "이건 당분간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긍정적 뉴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증시가 흔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증시 격언을 인용했다.

윌슨 CIO는 긍정적 소식은 재정 부양책이 투자자들이 예상해온 내년 경기의 V자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10월 말부터 내년 경제 정상화를 기대하면서 소형주, 경기민감주 등을 집중 매수해왔다. 윌슨 CIO는 "투자자들은 향후 몇 개월 동안 최소 10%의 조정을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많은 개별 주식의 경우 단기에 얼마나 많이 올랐는 지를 고려하면 그 이상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윌슨 CIO는 다만 "상승장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라며 "조정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매우 부정적으로 느껴지더라도 매수 기회로 삼아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의 변종 바이러스처럼 향후 몇 달 동안 매우 그럴듯한 위험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추가 봉쇄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으며, 소비자 신뢰 지수나 실업청구 건수가 악화되는 등 경제 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또 영국과 유럽연합(EU)간의 브렉시트 관련 협상이 깨질 가능성이나 중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나쁜 뉴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꼽았다. 윌슨 CIO는 "이런 뉴스는 시장이 상승할 때는 아무도 걱정하지 않지만, 흐름이 바뀌면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요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윌슨 CIO는 "주가는 지금 지칠 정도로 한계에 도달했으며, 우리의 조언은 인내심을 가져야한다는 것"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주식 포트롤리오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이라도 공정 가치를 훨씬 넘어서는 경우 매각하라. 향후 다시 좋은 매수 기회가 생길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충분한 현금을 유지하고 크리스마스를 즐긴 뒤에 더 나은 2021년을 기대하라"고 말을 맺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