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기업과 일하기 싫다"…구글, 직원 반발에 신사업 난관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사우디 클라우드컴퓨팅사업 놓고 내부 반발
구글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 중인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이 난관을 맞았다. 직원들이 기업 윤리를 지키라며 반발 움직임에 나서서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전날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사우디 클라우드컴퓨팅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거래액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은 아람코와의 제휴를 통해 구글이 사우디에서 신규 '클라우드 지역'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람코가 클라우드컴퓨팅 관련 신규 기업을 세우고, 이를 통해 다른 현지 기업 등에 구글 클라우드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소셜미디어 스냅의 사우디 법인 등이 고객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그간 사우디에서 사업을 늘리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2018년엔 아람코와 함께 데이터센터 겸 '테크 허브'를 건설하자는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 아람코는 사우디 클라우드서비스 시장이 2030년 300억달러(약 33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구글 직원 일부에선 구글이 사우디나 사우디 아람코와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글이 탄소배출량이 많은 석유기업과 협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사우디 언론인 자말 까슈끄지 암살 사건 배후로 사우디 왕실이 지목된 것도 비판 여론이 이는 이유다. 구글의 기술을 사우디가 국민 감시 등 인권 탄압에 쓸 수 있다는 우려다. 구글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는 인공지능(AI) 기술과 함께 데이터 보안·관리·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은 국제법과 인권 원칙을 위반하는 경우 AI 기술 제공을 하지 않는다는 자체 규정을 2018년 마련했다.

내부 비판 여론이 일자 구글은 아람코와의 협업 과정에서 기존 내부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람코와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석유 시추 등과는 직결되지 않는다고도 해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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