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수도권, 24일부턴 전국서 5명 이상 못 모인다

문준용씨 전시회 연계설에 방역당국 "황당한 음모론"
문재인 대통령 아들인 미디어아티스트 문준용이 20일 서울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관람객들이 ‘시선 너머, 어딘가의 사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문준용의 국내 개인전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사진=뉴스1
방역당국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0시부터 전국 식당에 5인 이상 예약과 입장이 금지된다고 발표했다. 연말연시와 주말과 이어지는 연휴를 앞두고 전국 단위의 강력한 집합금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전국 스키장과 눈썰매장, 해돋이 명소 등도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됐다.당초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도 24일 0시부터 추가 방역조치를 취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었지만 수도권은 하루 앞선 23일 0시부터 5명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다.

일각에선 수도권 방역조치 발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가 23일 개인전을 마친 이후 방역단계가 격상될 것이란 '음모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수도권 방역조치를 발표하기 전 방역당국과 논의를 했을텐데 굳이 하루 간격을 뒀다는 이유에서다.

방역당국은 황당한 음모론일뿐이라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가 마치 대통령의 사적 판단에 의해 이뤄지는 것처럼 왜곡하며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넘어선 심각한 방종"이라며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윤리를 저버린 채 무차별적 가짜뉴스와 억측으로 가득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인간됨의 기본 도리'를 저버리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준용 씨 전시회가 열리는 갤러리 측도 "황당한 주장"이라며 "무료 관람이므로 전시회가 일찍 종료돼도 피해볼 게 없다"고 반박했다.

보수 야권 내에서도 음모론은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코로나가 엄중한 시기에 대통령 아들의 개인전이 분노스러운 건 맞지만 아홉 가지를 사실에 기초해서 비판하다가도 하나를 가짜뉴스로 내보내면 진정성 있는 비판도 신뢰를 잃게 된다"고 비판했다.

다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대통령 아드님이 23일 전시회 한다니까 '23일 이후 3단계 격상하겠네' 소리가 나오는 건 음모론이 아니다. 민심의 표현인 걸 아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