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농협금융회장' 손병환은 누구인가…디지털금융 戰士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후보자(사진)는 국내 금융회사 경영진 가운데 디지털 금융에 가장 전문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인물이다. 농협금융이 금융권에 불어닥친 '디지털 전환' 바람을 선도할 최적의 리더를 골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손 후보자는 농협금융 내 대표적 기획·전략통으로 꼽혀왔다. 프로야구단 유니콘스 인수와 대기업과의 합작 프로젝트 등 대형 프로젝트를 여럿 맡았다. 2015년부터 농협은행의 스마트전략부장을 맡아 보안사고로 휘청이던 은행을 정상화했고 농협의 NH스마트뱅킹, 올원뱅킹 등 뱅킹앱 개편을 이끌었다. 농협은행이 오픈 API를 국내 은행 중 최초로 도입한 것도 손 후보자의 공이 컸다. 오픈 API란 은행의 정보를 누구든 프로그램 개발에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프로그래밍 명령어 묶음(소스코드)을 말한다. 농협은행의 오픈 API는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의 태동기에 큰 도움을 줬고, 하나의 스마트폰 앱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에 접근할 수 있는 오픈뱅킹 뱅킹의 ‘산파’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후 손 후보자는 농협금융 기획실장, 농협중앙회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내부 장악력도 뛰어나다 평가다.

핀테크와 빅테크(대형 IT기업)의 금융업에 대한 공세에 대해선 ‘경쟁’보다는 ‘협력’을 추구하는 현실주의자로 꼽힌다.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반드시 은행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손 후보자는 농협은행장을 지내는 동안 통신과 e커머스 등 이종(異種) 업체와의 제휴에 공들였다. 다른 업종의 고객에게도 농협은행의 본질인 ‘예금, 대출, 카드를 쓰게 하겠다’는 취지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