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캠프 "해외서 통할 기술 스타트업 키울 것"
입력
수정
지면A18
국내 최대 창업지원 기관
김홍일 센터장 "죽음의 계곡 넘어
10년 이상 인내할 자본 필요"
마포에 유엔산업개발기구 유치
지방 찾아가는 창업 오디션 시작
국내 최대 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를 3년간 이끌어온 김홍일 센터장(사진)은 22일 이렇게 말했다. 2013년 출범한 디캠프는 직·간접투자 또는 보증을 통해 스타트업 성장을 돕고 있다. 우리·신한 등 국내 은행 17곳과 주택금융공사가 두 차례에 걸쳐 8450억원을 출연했다. 주력 사업 모델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 약정 총액이 7432억원에 달한다.디캠프의 철학은 ‘인내하는 자본’이다. 김 센터장은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 성장하는 데 보통 10여 년이 걸리지만 국내 벤처캐피털(VC)은 투자 및 회수 기간이 7년으로 짧다”며 “투자 총액이 문제가 아니라 지속 기간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10월 390억원 규모 은행권스타트업동행펀드를 결성했다. 존속 기간 최장 13년(투자 기간 8년)으로, 스타트업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마중물 역할을 하는 새 펀드다.
디캠프는 그동안 120여 개 스타트업에 직접투자했다. 기업공개(IPO)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는 곳이 많다.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아기 유니콘’으로 선정된 고피자와 반려동물 건강진단업체 핏펫이 대표적이다. 자영업자를 위한 간편 회계서비스 ‘캐시노트’를 개발해 기업 가치 3000억원을 인정받은 한국신용데이터, 개인 간(P2P) 투자 및 대출 플랫폼 에잇퍼센트, 금융상품 쇼핑몰 핀다 등도 성장세가 돋보인다.
김 센터장은 금융권 업무를 섭렵했다. 산업은행에서 시작해 ABN암로 홍콩, 노무라증권 등을 거쳐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대표, IBK자산운용 부사장, 우체국금융개발원장을 지냈다. 그는 “창업은 10%만 살아남는 힘들고 고된 일”이라며 “공황장애와 안면마비 등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사람, 생을 달리한 사람 등도 많이 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분들의 도전과 실패가 누군가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며 “나이와 관계없이 창업가야말로 우리 사회의 진정한 리더”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