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개성파 첼리스트 모리스 장드롱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20세기 프랑스에는 유독 뛰어난 첼리스트가 많았다. 피에르 푸르니에(1906~1986)를 필두로 앙드레 나바라(1911~1988), 폴 토르틀리에(1914~1990), 베르나르 미슐랭(1915~2003) 그리고 모리스 장드롱(1920~1990)이 그들이다. 모두 세상을 떠난 거장들로 우아한 음색, 부드러운 정서, 세련된 주법이라는 표현이 이들의 연주에 공통적으로 따라다녔다.

이 중 장드롱이 12월 26일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기품의 높이에서 푸르니에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아쉬운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이는 어느 울타리 안에 머물지 않는 장드롱의 개성이기도 했다. 레지스탕스에 직접 참가한 행동파였고, 너무 엄격해서 제자들의 원망을 들었으며, 프랑스를 넘어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첼로 음악을 가장 풍부하게 소화한 주인공이 장드롱이었다. ‘프랑스 첼리스트’라는 설명을 빼버리는 편이 그의 진면목에 제대로 접근하는 열쇠가 아닐까 싶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