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면 운동장에서 같이 놀자, 메리 크리스마스"

등교 중단되자 학교 앞 메모판·트리 설치해 우애 나누는 초등생들
'친구들아, 코로나 끝나면 운동장에서 같이 놀자. 메리 크리스마스.'
코로나19로 학생 등교가 중단된 22일 울산시 남구 중앙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조그만 크리스마스트리와 함께 메모판들이 등장했다. 메모판에는 '코로나19로 힘든 이웃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적어주세요'라는 안내 문구와 함께 '힘내세 요♡'라는 응원 문구가 크게 적혀 있다.

'힘·내·세·요·♡'라고 크게 적힌 각각의 메모판에는 학생들이 교사와 친구, 이웃 주민들에게 쓴 사랑의 쪽지 편지 70여 개가 붙었다.
크리스마스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분위기가 침체하자 이 학교 학생회가 학생 구성원이 스스로와 학교 주변 이웃들을 응원하도록 지난 21일 설치한 것이다. 학생자치회는 원격수업에 필요한 교재나 꾸러미 등을 받으러 삼삼오오 학교에 오는 학생들에게 교사나 친구, 이웃들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직접 적어 붙이도록 했다.

경비 도우미 아저씨는 산타 복장을 하고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학생들은 메모에 교사와 친구, 부모, 이웃에 대한 우정과 사랑을 솔직한 심정을 담아 표현했다. 한 학생은 '선생님 요즘 저희 챙기느라 코로나 신경 쓰느라 많이 힘드시죠? 힘내세요, 저희가 더 잘할게요.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적었다.

다른 학생들은 '코로나 끝나고 학교에 오면 즐겁게 생활하자', '○○야 아플 때 챙겨줘서 정말 고마워, 코로나 끝나면 운동장에서 함께 놀자'며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표현했다. '엄마, 아빠 힘내세요', '의사 선생님 코로나 치료제 빨리 만들어주세요' 등등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반영하는 초등생들의 시각이 고스란히 담겼다.
학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등교할 수 없게 되면서 학생들은 친구들을 못 만나는 것을 가장 힘들어한다"며 "친구와 교사, 이웃에게 서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자며 학교 앞에 메모판과 X-마스 트리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울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10일부터 전체 학교가 원격수업을 한 데 이어 21∼24일에도 전격 원격수업에 돌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