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60년…확장성에 주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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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제3회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이 23일 온라인으로 열렸다. 대담 1부는 ‘탄력 받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 집중 투자 포인트’를 주제로 진행됐다.
대담에는 김경은 차바이오텍 부사장, 김일한 KB인베스트먼트 이사, 김장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센터장,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가 참석했다. 줄기세포는 처음 발견된 이래 약 60년 간 연구돼 왔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판매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4개뿐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치료제는 아직 없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제가 다른 치료제와 차별화되는 부분에 대해 김장환 센터장은 살아있는 세포가 몸 안에 직접 들어가서 치료한다는 점을 꼽았다. 단일화합물인 약물에 비해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은 부사장은 손상 부위에 직접 유효물질을 분비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의 약물 또는 수술 치료에서 불가능한 손상 재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줄기세포 연구 및 치료제 개발 역사에서 획기적인 기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경은 부사장은 줄기세포를 분화하는 기술이 개발되며 활용범위가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분화 기술로 생체 인공장기를 만드는 오가노이드 개발에 주목했다.
김장환 센터장은 줄기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꼽았다. 줄기세포 리프로그래밍은 피부 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바꾸는 등의 기술이다. 김 센터장은 “한 마디로 세포의 운명을 바꾸는 기술”이라며 “자신의 세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줄기세포치료제의 세계적인 개발 동향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일한 이사는 줄기세포 자체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경우는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분화줄기세포나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발전된 기술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높다고 했다. 버텍스가 줄기세포 유래 제1형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세마테라퓨틱스를 9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 사례 등을 예로 들었다.
양윤선 대표는 노바티스와 스위스 메조블라스트 사이의 계약에 주목했다. 노바티스는 메조블라스트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라이온실에 대한 권리를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다국적 제약사들이 재생의료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다.‘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생법)’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김장환 센터장은 “병원에서 임상 연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으로 환자들이 부담없이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원책”이라며 “임상 정보를 축적해 기업들의 첨단의약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은 부사장은 “기존 제도에 포함되지 않은 기술을 제도권 내로 끌어들이는 의미”라며 “희귀병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에 대해 개발 기간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줄기세포 기업의 투자 요인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김일한 이사는 유전자 치료제와 융합하며 나타난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메디포스트는 이날 LG화학과 차세대 세포배양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LG화학은 이 기술을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 이사는 “줄기세포의 분화과정을 정교하게 통제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됐다”며 “발전된 줄기세포 기술로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업화까지 넘어야할 장애물은 무엇이고 해소가 가능한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며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은 부사장은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 판단하기 위해 회사의 연구역량과 사람을 봐야한다”며 “차별화된 원천기술을 보유했는지도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고 말했다.
양윤선 대표는 “생산 역량과 기술 등이 발전하며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는 시기”라며 “어느 때보다 투자 적기”라고 했다. 또 “상용화 시점이 너무 멀지 않은 기술인지가 중요하고, 경영진의 실력과 진정성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바이오인사이트는 최신 바이오·제약 업계의 이슈를 주제로 매달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