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액티브 ETF'…국내도 본격화

패시브형 ETF 15% 오르는 동안
글로벌 액티브 ETF 수익률 100%
상위 1~3위 'ARK ETF' 싹쓸이

삼성자산운용, 24일 국내 세번째
'KODEX K-이노베이션' 상장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이 아니라 인간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고르는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24일 상장된다. 전체 종목의 약 30%를 매니저 재량으로 구성하는 상품이다. 올해부터 주식에도 액티브 ETF가 허용되면서 지난 9월 두 종의 주식형 액티브 ETF가 출시됐지만 이들 상품은 전문가가 아니라 AI가 포트폴리오 구성 및 매수·매도 결정을 행사했다. 미국에는 펀드매니저가 100% 액티브로 운용하는 ETF가 다수 있고, 이런 상품은 올해 수익률이 최대 180%에 육박하고 있다.

매니저가 30% 운용하는 ETF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출시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이노베이션액티브’ ETF는 국내 세 번째 주식형 액티브 ETF다. 2017년 채권형 액티브 ETF가 나온 데 이어 올해 9월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와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 등 주식형 상품이 상장됐다. 이번에 나오는 ETF는 국내 혁신성장 기업을 테마로 투자하며 에프앤가이드 K-이노베이션지수를 비교지수로 한다. 이 지수 구성 종목에 70%를 우선 투자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30%는 펀드매니저 재량에 따라 혁신성장 테마에 맞는 종목을 담는다.

전문가인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상품이 나오긴 했지만 업계에선 주식형 액티브 ETF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국내에서 출시되는 주식형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와 상관계수(일치 수준)를 0.7로 유지해야 한다. 종목 중 30% 미만만 운용사가 원하는 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패시브 ETF가 기초지수와 상관계수 0.9를 유지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지수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 건 맞지만 운용사로선 차이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앞서 나온 두 종류의 주식형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 직접 운용보다는 AI 방식을 택해 왔다.포트폴리오를 매일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도 운용사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운용 전략이 노출될 수 있어 펀드를 자유롭게 굴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액티브 ETF 수익률 압도적

이와 달리 한국보다 앞서 주식형 액티브 ETF를 활성화한 미국은 상관계수 규정이 없고 포트폴리오를 매일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불투명(nontransparent) ETF’ 판매를 허용했다. 매니저가 100% 종목을 선택하고 매수·매도가 가능해 사실상 주식형 펀드를 증시에서 주식처럼 사고파는 것과 다름없다.

액티브 ETF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운용사가 등장하면서 패시브 ETF와 비교해 압도적인 성과를 낸 상품도 많다. 국내에는 현재 상장된 주식형 액티브 ETF 두 종이 모두 코스피지수를 비교지수로 삼고 있어 설정 이후 수익률이 17%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다.반면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운용하는 액티브 ETF는 대부분 올해 수익률이 100%를 넘어선다.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ARK 유전혁명(Genomic Revolution)’ ETF는 지난 18일 기준 178.4%의 성과를 냈다. ‘ARK 차세대 인터넷( Next Generation Internet)’ ETF 역시 152.8%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인 ‘SPDR S&P500’ ETF는 15.2% 수익률에 그쳤다

설지연/양병훈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