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마 딩 前 유엔 사무차장 "평화·공존의 가치 믿고 분쟁 해결 힘 모아야"

'자이드인간형제애상' 심사

대량학살 방지 힘써온 인권운동가
유엔 사무차장 8년 근무 마치고
상금 100만달러 賞 심사위원 합류

"유엔헌장 준수 한국민 결의 평가
증오 조장 슬로건 현혹되지 말아야"
“역사를 통해 놀라운 회복력과 강한 단결력을 보여준 한국 국민은 오늘날 인간형제애 가치 실현에 그 어느 때보다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2년부터 8년간 유엔 사무차장이자 유엔 대량학살방지 특별자문관을 지낸 아다마 딩 자이드인간형제애상 심사위원(70·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믿는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 세계 곳곳의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세네갈 국적의 딩 전 사무차장은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 유엔인권고등판무관 등에서 활동한 인권운동가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는 국제법률가위원회(ICJ)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2년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으로부터 특별자문관으로 임명된 이후 미얀마 남수단 등지의 대량학살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썼다.

지난달 유엔을 떠난 그는 인간형제애고등위원회(HCHF)로부터 ‘2021 자이드인간형제애상’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HCHF는 지난해 8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단체다.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슬람교 수니파 최고지도자인 아흐메드 알 타이브 대이맘이 지난해 2월 UAE 아부다비에서 만나 ‘인간형제애 문서’에 서명하며 다짐한 평화와 공존의 가치 실현을 목표로 한다.

딩 전 사무차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자이드인간형제애상 역시 두 종교 지도자의 만남을 기념하고, 평화라는 공통된 가치 실현을 위해 제정됐다. 첫 수상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아흐메드 알 타이브 대이맘이었다. 딩 전 사무차장은 “제2회 자이드인간형제애상 수상자는 내년 2월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자이드인간형제애상 심사위원은 6명이다. 캐서린 삼바 판자 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무함마드 유수프 칼라 전 인도네시아 부통령, 미셸 장 27대 캐나다 총독 및 전군 총사령관, 도미니크 프랑수아 조제프 맘베르티 교황청 대심원장(추기경), 무함마드 압둘살람 HCHF 사무총장, 딩 전 사무차장이다.

내년 2월에 있을 2021 자이드인간형제애상 수상자 후보 접수는 이달 초 종료됐다. 그럼에도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 딩 전 사무차장은 “한국 국민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언제나 유엔 헌장의 원칙과 가치, 그리고 세계인권선언을 지키겠다는 한국 국민의 결의를 높게 생각해왔다”고 덧붙였다.

딩 전 사무차장은 특히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종교적 갈등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국가는 공존에 대한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줌으로써 국민이 증오를 조장하는 집단이 내세운 슬로건에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