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징역 4년형·법정구속…"딸 입시비리 모두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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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벌금 5억원 함께 선고자녀 입시비리에 관여하고 사모펀드에 불법투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혐의 대부분이 유죄로 인정됐다. 조 전 장관이 지난해 8월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지 1년4개월여 만이다.
재판부 "표창장·인턴십 확인서
허위 작성…반성도 없어"
사모펀드 건도 일부 유죄
"미공개정보 활용 주식 투자"
조국, 즉각 항소 "너무 큰 충격
시련은 피할 수 없는 운명"
“입시비리 엄중처벌 불가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3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사문서위조, 업무방해 등 15개 혐의를 받고 있는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4000여만원을 선고했다. 법정구속된 정 교수는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정 교수의 혐의는 크게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비리 △증거 인멸로 나눌 수 있다. 재판부는 입시비리와 관련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정 교수는 딸 조모씨의 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시 과정에서 허위 인턴십 확인서 등을 제출해 학교 입시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확인서,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 체험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 등 내용은 모두 허위”라며 “동양대 표창장은 피고인이 위조한 것이고 그 기재 내용도 허위”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딸 조씨가 서울대와 부산대 의전원 등에 자소서를 제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며 “의전원 평가위원 업무의 공정성이 방해됐다”고 했다.
재판부는 입시비리 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과 남편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지인들로부터 인턴십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받았고 나중에는 조씨가 수행하지도 않은 봉사활동으로 동양대 표창장까지 위조했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의전원 입시에 응시한 다른 응시자들이 불합격하는 불공정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 입시비리 시스템과 관련된 믿음을 져버리게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불구속 시 증거인멸 우려”
사모펀드 불법투자 건과 관련해서는 혐의별로 판단이 갈렸다. 우선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와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 씨로부터 1억5000여만원을 받아 횡령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조씨에게 건넨 10억원은 모두 ‘투자금’”이라면서도 “조씨의 횡령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에 출자약정금액을 거짓으로 보고한 혐의 역시 무죄로 선고했다.반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를 하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금융거래한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장가동 정보 등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매수했다”며 “일반 투자자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치고 시장 질서에 대한 불신을 안겼다”고 했다. 정 교수가 타인 명의 계좌로 금융거래를 한 행위에도 “피고인은 고위공직자인 조 전 장관의 부인으로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신고에 성실히 응할 의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재산을 늘릴 목적으로 불법 행위를 저질러 백지신탁제도를 무력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서는 자산관리인인 김경록 씨를 시켜 동양대 사무실 자료를 숨기게 한 부분에 대해 “정 교수는 김씨와 함께 컴퓨터를 빼돌려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며 “증거은닉교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판례상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본인의 증거를 본인이 숨길 때는 증거은닉죄가 적용되지 않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한 적이 없다”고 했다.선고 직후 정 교수 측 김칠준 변호사는 “오늘 판결이 당혹스럽다”며 “항소해서 고등법원에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조국 전 장관도 판결 직후 SNS에 “너무도 큰 충격”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수사의 출발이 된 사모펀드 관련 횡령 혐의가 무죄로 나온 것만은 다행”이라며 “제가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면서 이런 시련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됐나 봅니다”라고 적었다.
남정민/이인혁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