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SW 시장 회복세…'디지털 뉴딜' 정책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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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비즈온 강점‘디지털 전환’이란 패러다임 변화가 중소·중견사업자(SMB)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중소벤처기업부는 8만 개에 달하는 비대면 바우처 수요기업 지원이 조기 마감됐음을 밝혔다. SMB들의 디지털 전환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사무실 밖에서 근무해야만 하는 경험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더존비즈온은 SME 대상 솔루션인 위하고(WEHAGO) 출시 이후 고객의 클라우드 전환 수요를 빠르게 흡수 중이다. 이 회사의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 점유율 또한 2017년 17.8%에서 2019년 19.2%로 상승했다. SAP 뒤를 이어 2위 사업자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최근 확인된 SME들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더존비즈온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 회사의 클라우드 모델은 기존 기업 내부에 서버를 구축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모델보다 연간 사용료가 3배 이상 비싸다. 사용료는 매년 발생하기 때문에 실적 안정성과 이익률 모두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변화의 방향성이 분명하다면 자연스럽게 실적도 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내년엔 실적을 개선시킬 만한 요인이 두 가지 더 있다. 첫 번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연됐던 대형 프로젝트들의 공정률 상승이다.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는 이 회사의 특성상 공정률 상승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확장형 ERP 부문의 수주 총액과 잔액 모두 3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진행되지 못했던 물량과 대형 고객사 물량이 반영된 결과다.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면서 대기 수주 물량 중 매출로 인식되는 금액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도 전방산업의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 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IDC 또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5년(2020~2024년) 평균 성장률을 11.8%로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확장형 ERP 부문의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만하다.
김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
두 번째는 공공기관의 소프트웨어 국산화 확대 움직임이다. 내년 상반기 한국전력의 업무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이 예정돼 있다. 공공기관 역대 최대인 300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더존비즈온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공공기관(공기업 포함)의 소프트웨어 국산화를 장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부터 공공기관 소프트웨어 국산화 비중을 공개해 핵심 소프트웨어 중 상당수가 외국산인 현실을 드러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더존비즈온의 ERP 솔루션을 도입한 한국동서발전을 우수 사례로 삼아 디지털 뉴딜을 선전했다. 또 국가 정책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는 ‘국산 소프트웨어 비중이 낮은 게 문제점’이라고 표현하며 소프트웨어 국산화를 막는 요소들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정부 기조는 국산 1위 ERP 사업자인 더존비즈온이 한국전력 업무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짐작하게 한다.
단기 실적 개선 여지도 충분하다. 디지털 뉴딜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정책은 이 회사의 단기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다. 정부는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지원사업에 내년까지 64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더존비즈온의 올해 4분기 실적은 이 지원사업 효과가 반영된 데 힘입어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 매출 866억원·영업이익 274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지원사업에 참여해 9개의 클라우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주력 상품 매출의 50%가량이 4분기 매출로 인식될 것으로 본다. 지원사업에 대한 높은 열기를 고려하면 컨센서스를 넘어서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판단한다.더존비즈온의 현재 주가와 내년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추산한 주가수익비율(PER)은 49배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내년에도 위하고의 신규 가입자 순증 폭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면 시장 기대를 넘어선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위하고를 활용한 신규 사업 실적은 아직 시장 전망치에 반영돼 있지 않기 때문에 신규 사업 수익모델이 구체화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빠르게 경감될 수 있다.
그래픽=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